"혜택 모두 사라진다" "너무 아쉽다"…해지 한다는데 이럴일? [헛다리경제]
⑧매진 임박·1+1에 혹했다간 '낭패'
쇼핑몰 다크패턴, 소비자 착각·지출 유도
가격 비교·정보 수집 못하게 훼방도
다크패턴금지법 본회의 통과
‘눈속임 상술’로 평가받는 다크패턴(Dark pattern)을 온라인상에서 규제하는 내용의 ‘다크패턴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시행 시기(내년 2월)까지 앞으로 1년이나 남아있는 데다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1+1' '매진 임박'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해 지갑을 열게 하거나 유료 회원 탈퇴 방해, 최종 결제 가격을 알기 쉽게 표시하지 않는 상술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꼼꼼히 비교해보지 않고 지갑을 열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25일 기자가 쿠팡 와우멤버십 해지 과정을 체험해본 결과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정한 다크패턴 19개 유형 중 ▲취소·탈퇴 등의 방해 ▲감정적 언어사용 ▲잘못된 계층구조 등 3가지를 결합해 사용하고 있었다. 멤버십 해지를 방해하기 위해 감정적 언어를 사용하고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쿠팡 와우멤버십을 해지하려면 해지 의사를 반복적으로 4번이나 드러내야만 한다. 쿠팡 메인페이지에서 'MY쿠팡'의 '와우멤버십' 탭에 들어가면 최근 3개월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 추가금액 없이 즐기는 신규 혜택, 멤버십 혜택 등을 안내하면서 '이 모든 혜택을 버리고 멤버십을 해지하겠냐'고 묻는다. '해지하기' 버튼을 누르면 멤버십 혜택을 안내하는 두 번째 창이 뜬다. 남은 시간 동안 혜택을 더 이용해보고 결정하라며 '지금 해지하면 혜택이 모두 사라져요' '인기 콘텐츠를 더 이상 시청할 수 없어요' '새벽배송, 당일배송 혜택이 사라져요' 등의 문구를 보여준다.
이를 모두 확인하고 '내가 받고 있는 혜택 포기하기' 택해도 과정이 더 남아 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해지하는 이유를 알려달라며 설문조사를 부탁한다. 설문에 응답하지 않으면 멤버십을 해지할 수 없게 돼 있다. 번거로운 과정을 뚫고 '해지하기'를 눌러도 쿠팡은 또다시 '너무 아쉽다'며 소비자를 붙잡는다. 네 번째 창에서 '해지 신청하기'를 눌러야만 비로소 멤버십을 해지할 수 있다.
◆ 매진 임박, 재고 1개, 다른 고객 000명이 구매 중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런 문구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체했다가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조바심을 이기지 못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면, 다크패턴 상술에 넘어간 것이다.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를 유도해 비합리적인 지출을 하도록 만드는 판매 방식을 말한다. 과거엔 제품을 효과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기법과 구분이 어려워 제재받지 않았지만, 최근엔 소비자 기만행위란 인식이 번지면서 문제가 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국내 38개 온라인 쇼핑몰의 76개 웹사이트·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태 조사한 결과 429건의 다크패턴 사례를 확인했다. 쇼핑몰당 평균 11.3건꼴이다. 가장 많이 사용된 유형은 '다른 소비자의 구매 알림'(93.4%)과 '감정적 언어 사용'(86.8%)이었다. 최근 해당 제품을 본 소비자의 수를 표시하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적 표현을 통해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압박하는 것이다. 특정 시간·기간에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표시해 심리적으로 구매를 압박하는 '구매 시간 제한 알림'(75.0%)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소비자들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례는 '거짓 할인'이다. 1+1, 2+1 등 할인 정보를 거짓으로 표시해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원의 조사에서는 1개 9410원짜리 보디로션을 '1+1'로 2만6820원에 판매한다고 표기한 사례가 확인됐다.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의 후기를 표시한 '거짓 추천' 사례도 발견됐다. 최저가를 비교하기 위해 검색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쇼핑몰에서 정보를 숨기거나 가격 비교를 방해할 수도 있어서다. 판매 조건을 비교하기 어렵게 화면을 구성하거나, 소비자가 정보를 구하는 과정을 불편하게 만들어 합리적인 선택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등이 사용된다. 최소 혹은 최대 구매 수량이 정해져 있는 것을 사전 고지하지 않고 구매창에 들어가야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숨김형도 있다.
◆ 다크패턴금지법 국회 통과…소비자도 거래 조건 꼼꼼히 따져야
다크패턴 행위를 금지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총비용이 아닌 일부 금액만 고지 ▲특정 상품 구매 과정에서 엉뚱하게 다른 상품 구매 여부를 물은 뒤 거래 유인 ▲선택 항목의 크기·모양·색깔 등에 크게 차이를 두고 특정 항목 선택을 유인 ▲취소·탈퇴·해지 방해 ▲선택내용 변경을 팝업창으로 반복 요구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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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법 시행까지 1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소비자도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매 시 거래 조건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 등 거래 조건을 정확히 확인하기 ▲동일한 상품의 시중 판매가격을 비교 검색한 후 구매 여부 결정하기 ▲상품 구매 전 질문게시판·이용 후기 확인하기 ▲할인가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기 등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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