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달간 5.96% 하락
급등 나스닥·니케이와 대조적
경제침체 中보다 더 떨어져
정부 잇단 증시 부양책에도
상반기 내 박스권 머물 듯
코스피지수의 새해 첫 달 성적이 글로벌 주요국 주가지수 중 꼴찌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기업 실적이 부진한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매수세가 위축된 탓이다. 우리 증시가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자, 정부는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강조하며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잇단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스피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1월31일까지 코스피가 5.96% 하락하면서 G20의 대표 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G20에 상장된 총 24개 지수로 범위를 넓혀봐도 중국의 선전종합지수(-13.32%)를 제외하곤 꼴찌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가 3.32%,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8.4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경제 침체 우려가 제기된 상하이종합지수(-4.85%)보다 더 떨어졌다.
강민석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 1월 주식시장은 선진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가 지속되는 시간이었다"면서 "미국 3월 금리 인하 가능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인공지능(AI)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인 중국 증시와 커플링되면서 하방압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산타랠리를 이어오며 260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2008년 금융위기(-7.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1월31일에도 전장대비 1.72포인트(-0.07%) 내린 2497.09로 거래를 마쳤다. 1월 한 달 동안 기관투자가는 6조227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3조635억원, 외국인은 3조72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 선물 수급에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하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대기 심리 속 관망세를 지속했다"며 "거래대금 3조원 수준으로 수급이 부재하고 뚜렷한 주도 업종이 없는 가운데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부진의 늪에 빠지자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6600억원에 달한다. 일본 주식 순매수 금액은 100억원이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중국 경제 침체 우려, 중동·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외부 변수가 코스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실적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이상 추정치 평균)가 있는 종목 중 1월31일까지 잠정실적을 공시한 기업은 총 82곳이다. 이 중 59곳이 컨센서스 대비 부진한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적자로 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된 곳은 13곳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동안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박스권 행보가 깨지려면 금리 인하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이 나와야 한다고 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지수는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며 "2분기 중 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인될 것으로 전망돼 코스피는 1월 초 고점 수준까지의 상승을 재차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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