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PF리스크 집중 점검…은행권 '충당금'·건설사 '우발채무' 압박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금융권 대상
금융당국, 최근 잇달아 업권 간담회 개최
"리스크 관리 실패 시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
건설사 회계처리도 집중 점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 통제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시중은행을 포함해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과 잇달아 간담회를 개최하고 적극적인 충당금 쌓기를 요청하는 한편 내달부터는 지난해 말 기준 결산 검사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정밀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또한 수주산업에 속하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공사 진행률을 적용한 수익 인식의 왜곡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부동산 PF 대출 지급보증 금액 등을 우발부채로 성실하게 기재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초 업권별 간담회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금융권 결산보고서에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을 충실하게 반영했는지 여부를 2월부터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초 부동산PF 이슈가 핵심인 만큼 금융권 전반에 걸친 충당금 문제가 핵심 모니터링 사항이 될 것"이라면서 "PF 사업장별 상태에 따라 정부가 요청하는 충당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금융권의 PF 연체율이 2022년 말 1.19%에서 지난해 9월 말 2.42%로 2배 이상 뛴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당장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충당금을 반영해야 한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쌓아야 할 태영건설 충당금 규모는 약 2950억원 이를 전망이다. 기존에 '정상'에서 '고정이하여신'으로 다시 분류되는 직접대출을 포함해 보증이 없는 PF 대출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이 최근 내부 임원회의에서 "PF 손실 인식을 피하고 재원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사용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만큼 여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 광주, 대구, 카카오뱅크 등 은행에 대손충당금 산청체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증권업계 CEO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사진촬영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증권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대출 잔액은 6조 3000억원이다. 연체율은 13.85%로 금융업권 내 최고 수준이다. 2023년 6월 대비해서는 하락했지만 2022년 말 대비 3%포인트 이상 급격하게 올랐다. 이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22년 말 2.05%에서 지난해 9월 5.56%로, 캐피탈 등 여신전문업체의 연체율은 간은 기간 2.2%에서 4.44%로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10개 증권사 대표를 포함해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부실한 PF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기를 바란다"면서 "결산 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적용하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PF 대출 잔액 규모가 큰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는 본PF로 전환이 어려운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하도록 하고 충당금을 적립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대출로 분류되는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에 대해서도 PF 대출 수준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장별 충당금 적정성 따져 세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필요에 따라 일대일 대면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공사현장이 멈춰 서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돈을 빌려준 금융권뿐만 아니라 돈을 빌린 건설사의 회계처리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고금리, 고물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환경 변화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정 공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회계위반 사례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금감원은 진행률 조작으로 인한 회계절벽 현상, 우발부채와 충당부채 누락 등 사례로 투자자 피해와 시장 신뢰성 훼손 등이 우려되는 만큼 엄정하게 관리하고 감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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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종 금감원 국장은 "장기간 공사가 진행되고 추정에 의해 공사예정원가를 산정하는 수주산업의 경우 상황 변화 등에 따른 손익변동이 크다"면서 "공사 관련 손익과 충당부채, 우발부채 산정 시 추정의 영향이 커 재무제표 왜곡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회사와 외부감사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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