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출산 기피하는 중국 청년들…농촌 심화
젊은 남녀 결혼 성사시키면 중매자에게 보상
"단순 현금 보상에는 한계 있어" 분석도
중국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촌 총각들을 결혼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광둥성부터 산시성까지 지방정부의 농촌 당국이 30세 이상 남성에게 여성을 소개하고, 두 사람이 마을에서 결혼까지 이르면 중매자에게 600~1000위안(약 11만~19만원)을 보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산시성 샹자좡 마을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결혼을 성사한 중매자에게 1000위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약 270가구로 구성된 이 마을에는 25∼40세 미혼 남성이 40여명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중국 인구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세계 인구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청년들이 여전히 혼인을 기피하면서 저출생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출생 인구는 902만명으로 2년 연속 100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출생률은 6.39%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수당 지원,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등 현금성 지원도 대거 포함됐다. 이번 정책도 같은 연장선으로, 중국의 고질적인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농촌 지역의 남녀 성비는 여성 100명 대 남성 108명으로 도시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의 인구 전문학자 이푸셴 연구원은 "중국의 ‘남초’ 문제는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고, 여성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농촌에서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다만 이 연구원은 SCMP에 “단순한 현금 보상으로 농촌 지역의 총각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도 낮은 결혼율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남성은 가족을 부양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할 여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광저우로 이주한 20대 양쓰 씨도 SCMP에 “현재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촌 출신 젊은 여성도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나는 부유하고 개발된 지역에 살고 싶다. 농촌 젊은 남성은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에서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 여성이 또래 남성보다 결혼할 의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Z세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1827만명 많아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남녀 성비 불균형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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