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구치소 근황 공개
고등어 절임 먹지 않고 모아서 화폐로 사용
수억 달러 가치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의 근황이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서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뱅크먼-프리드의 소식을 보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매점에서 판매하는 고등어 절임 팩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국 수용시설에서는 전통적으로 담배가 화폐 대용으로 사용됐지만, 당국이 수감자들의 흡연을 금지한 이후 매점에서 판매하는 고등어 절임이 새로운 거래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채식주의자인 뱅크먼-프리드 역시 고등어 절임을 먹지 않고 수감자들 간의 거래에 사용되는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구치소가 당초 채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뱅크먼-프리드 한동안 땅콩버터, 빵, 물만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채식 식사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관련 약물이 허용됐다.
뱅크먼-프리드는 유죄평결을 받기 전에도 동료 수감자에게 이발을 부탁하고 고등어 절임으로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매점에서 판매하는 고등어 절임 한 캔의 가격은 1.30달러(약 1700원)다. 유죄가 선고된 유명인들에게 수감생활을 조언하는 컨설턴트인 빌 보로니 변호사는 “교도소에서는 고등어 절임 화폐 시스템이 암호화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내년 3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자금세탁 방조 등 모두 7개의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진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뱅크먼-프리드에게는 최대 110년의 징역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스탠포드대 교수 부부의 자녀로 태어난 뱅크먼-프리드는 IT 기업 창업 명문인 MIT를 졸업하고 헤지펀드 제인 스트리트에서 3년간 일했다. 이때 만난 동료들과 함께 2017년 가상화폐 투자사 알라메다를 창업, 설립 2주 만에 2000만 달러(260억원)를 벌어들여서 2019년 5월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세웠다.
FTX는 2022년 기업 가치가 무려 320억달러(42조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후 총체적인 재무제표 부실과 경영 관리 실패 등으로 빠르게 몰락했고, 개업 4년을 넘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게다가 뱅크먼-프리드를 비롯한 경영진이 회사 자금으로 호화 생활을 즐기는 등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고객 돈을 마구잡이로 사용한 점이 드러났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교도관들에게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된 조언을 하고 있다고도 전해졌다. 뱅크먼-프리드의 대변인 마크 보트닉은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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