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빈’을 아시나요?… 박삼철 부산시족구협회장의 족구 이야기
전국체전 ‘시범종목’서 곧 정식종목 기대
“부산을 세계 족구의 메카로 만들 계획”
장한빈을 아세요?
유튜브 400만뷰 돌파 신기록을 갖고 있는 그의 이름은 시금석이다. 이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인이냐 아니냐를 가른다. 여기에 임상욱, 김아름 이름까지 더한다면 상당한 마니아거나 ‘부산’ 팬이라는 증거다. 4명이 한팀을 이뤄 공으로 공방전을 벌이는 ‘족구’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체전 시범종목에 오른 ‘족구’의 인기가 생활스포츠 동호인 틈에서 치솟고 있다. ‘군대 족구’는 워낙 유명(?)하고, 막걸리 한잔에 치기스레 승부를 벌이는 ‘산성 족구’도 장노년 남성에게서 빼앗았다가는 큰일나는 ‘인기’ 스포츠이다.
100여평짜리 공터에 기둥과 네트, 공만 있으면 남녀노소가 다 누릴 수 있는 이 운동이 생활스포츠는 물론 엘리트스포츠로까지 쭉쭉 뻗어가고 있다.
“부산을 족구 메카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달 부산시족구협회 회장에 취임한 박삼철 회장이 첫마디부터 ‘족구 성지’ 기치를 꺼내들었다.
‘최강부’ 선수가 출전하는 체전부는 물론이고 꿈나무들의 학원스포츠, 어르신과 남녀 동호인이 즐기는 생활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부산을 ‘일등’ 족구 도시로 만들겠다고 힘줬다.
박 회장이 내건 목표는 곧 세계로 통한다. 한국이 족구 종주국이니 ‘족구도시’ 부산을 이룬다면 세계의 메카가 되는 셈이다.
전국 최초의 실업팀도 2015년 부산에서 탄생했다. 이름도 ‘일등가’이다. 앞서 말한 장한빈, 임성욱, 김아름도 이 팀에 소속돼 일등그룹 ㈜일등코리아 등 계열사에 다니며 일과 운동을 병행한다.
“60~80년대 군대 족구 시절엔 손만 빼고 배나 어깨에 공이 맞아도 반칙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공군이 신사 족구를 내세워 발과 머리만 쓰면서 지금 족구 규칙으로 발전했어요.(웃음)”
박 회장은 한국이 족구 종주국이 맞다고 힘줬다. 현재 족구는 공군식 룰을 채택한 족구라고 했다. 유럽 일부 나라에 풋 테니스, 체코의 풋넷, 동남아의 세팍타크로 등 유사 스포츠가 있지만 성격이 다 다르다고 했다.
기원설로 가면 족구 역사가 더 짙어진다. 삼국시대나 신라시대부터 이미 볏짚과 가축의 장기를 공으로 쓰고 중간에 쌓은 담을 넘겨 구문에 공을 쳐서 넣으면 점수를 얻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신라 화랑들이 체력단련과 무예 연마를 위해 벌인 경기라는 설도 회자한다.
60대인 박 회장은 건축소방 분야 설비업체를 경영하는 기업인이다. 40여년 동안 족구를 즐기며 여러 동호인 클럽을 운영하다 최근 부산 족구협회의 수장이 됐다.
박 회장은 “4년 회장 임기 중에 여성과 학원(학교), 또 장애인과 중장년, 실버 은퇴층의 참여와 활성화를 이끌어 족구 저변을 크게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저변확대 층에 남녀노소가 다 들어있으니 이른바 ‘대한국민 스포츠’라 불릴 만하다.
박 회장은 현재 족구가 전국체전 시범종목이지만 정식종목 등극을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체전에 출전할 부산 대표 여성팀을 꾸리기 위해 동호인 가운데 선수를 물색하느라 쉴 겨를이 없었다.
대한족구협회가 여는 각종 국내외 대회도 족구 종목을 견인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이 등장해 동호인의 이목을 끌며 생활스포츠까지 활성화하는 것처럼, ‘최강부’ ‘체전부’라는 수식어가 붙은 족구 스타들이 나타나 세대를 교체하며 자웅을 겨루고 있다.
협회가 수준별 족구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승강제리그’와 기업이 상금과 대회비용을 쾌척해 타이틀을 내건 ‘일등가 한우만찬배 족구 코리안리그’, 올해 시작한 제1회 족구 월드챔피언쉽 등이 종주국 족구의 지평을 새로 개척하고 있다.
부산시족구협회 하종진 전무는 “대한족구협회에 등록된 국내 클럽이 벌써 2726개이며 5만2858명 동호인과 지도자 등 족구인 수가 6만3000여명에 이른다”며 “입문자나 ‘즐족’ 인구까지 포함하면 족구의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치면 협회 등록 모임이 96개, 동호인 2554명이지만 미등록 동호인 클럽을 포함하면 적어도 300여개 넘는 동호인 모임에서 1만명 넘는 족구인이 운동을 즐기고 있다는 게 하 전무의 귀띔이다.
여성 족구 인구도 점차 늘고 있고 70~80대 고령층 족구인도 족구장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 부산 연제구의 한 클럽에는 80대 중반의 회원도 있다. ‘연미’와 북구 ‘무지개’ 클럽에는 70대 이상 회원이 여러명이다.
박삼철 회장은 “건강을 챙겨 병원 신세를 좀더 지지않으려고 꾸준히 운동장에 나오는 고령층 족구인도 많다”며, “다른 운동에 비해 별다른 비용이 들지않고 ‘익사이팅’을 크게 선사하는 스포츠”라고 자랑했다.
민족 스포츠라고 말하기엔 너무 앞서나간 면이 있지만 족구를 K-스포츠라고 말하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한족구협회도 이 K-스포츠 전파를 위해 세계로 향하고 있다. 동남아와 유럽 등지에 홍보단과 대표 선수들을 보내 족구 ‘수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고 인기 TV 예능프로를 통해서도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유튜브도 상상을 넘는 조회수를 선보이는 족구 경기와 강좌, 실험·예능 프로그램 영상들을 주르륵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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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종가 영국이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이 족구 종가로 시선받으며 전세계가 시청하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상상을 못할 이유가 없다. 박 회장을 비롯한 족구인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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