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회에 협조요청 공문 12번째 발송
"북한인권法, 여야 초당적 합의정신 반영"

정부가 여야 정쟁으로 인해 설립이 7년째 지연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의 출범을 위해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여야 동수로 재단 이사 후보를 추천해야 하지만, 2018년 이후 추천을 거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재단 이사 및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2기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30일 국회에 발송했다"고 31일 밝혔다. 정부가 국회에 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12번째다. 통일부는 "정부는 국회가 북한인권법 제정 당시의 합의 정신,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인권 상황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닫힌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 닫힌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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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3월 국회 본회의에선 단 1표의 반대도 없이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바 있다. '북한인권' 사안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이 법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야 한다.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관련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이다. 그러나 재단 출범은 올해로 7년째 지연되고 있다. 재단은 이사장 포함 12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민주당이 야당 몫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가운데 2명은 통일부, 나머지 10명은 여야가 동수(同數)로 추천해야 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김범수 사단법인 세이브NK 대표를 정부 몫으로 추천했고, 국민의힘 역시 5명의 후보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부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이 후보를 추천했던 건 여당 시절이던 2018년 1월이 유일한데, 당시에는 야당이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으로 분열돼 이사 추천에 합의하지 못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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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재단 출범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각별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야권 인사를 만나 설득하거나, 재단 출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인권재단의 역할이 비단 '북한인권 개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진보 진영에서 중시하는 '인도적 지원'에 관한 임무도 부여돼 있다는 점을 설득의 근거로 사용할 구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회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교섭단체 동수로 추천하도록 한 북한인권법 제12조는 여야의 초당적 합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다음달 4일이면 북한인권법 제정·시행이 이뤄진 지 7년째 북한인권재단이 가동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도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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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북한인권법이 2016년 여야 합의로 통과됐지만, 아직도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법은 2005년 발의된 뒤 통과까지 11년이 걸린 반면, 대북전단금지법은 북한 김여정이 요구한 지 6개월 만에 통과됐다"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 '통일원 차관'을 지낸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도 "법 제정 7년이 되도록 국회가 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질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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