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법원장 주재 마지막 정례 ‘대법관 회의’ 안건서 제외돼
임시회의 소집 가능성 희박… 후임 체제서 전면 백지화 될 수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진해온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가 김 대법원장의 남은 임기 중 도입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이 제도 도입 여부는 차기 대법원장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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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법조계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대법관 회의에 총 8건의 안건이 상정됐는데,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에 대한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형사소송규칙 등 대법원규칙의 제정과 개정 등에 관한 사항은 대법관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정한다. 이번 대법관 회의는 김 대법원장이 퇴임 전 주재하는 사실상 마지막 정례 회의라는 점에서, 김 대법원장이 다음달 24일 퇴임 전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를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만 김 대법원장이 다음달 24일 퇴임 전 임시 대법관 회의를 소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 도입을 위한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대법관 회의가 소집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원 내부의 중론이다.


결국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법원장에 임명될 경우, 이 후보자 체제에서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를 중점 고려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 후보자는 전날 김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이 후보자가 그리고 있는 사법부 밑그림에서 압수수색 사전 심문제는 중점 정책이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는 법원 외에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과 변호사단체가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김 대법원장이 퇴임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핵심 정책이었던 만큼 사법부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법원 안팎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자신의 재임 시절 논의를 시작하고 입법예고까지 진행한 사안을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후임 대법원장의 성향에 따라 전면 백지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대법관들의 최종 결정만을 남겨둘 정도까지 추진하던 정책이 회의 안건에도 오르지 못하게 되면서, 김 대법원장을 향한 법원 내부의 비판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경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학술대회 형식을 빌려 관계기관의 의견까지 청취해놓고 대법관 회의에도 올리지 못할 것을 왜 추진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런 소득도 없이 갈등만 조장하고 끝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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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는 올해 3월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안’에 기존에 없던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를 6월 1일부터 도입하겠다고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검·경 등 수사기관이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 등을 문제 삼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법원행정처는 한발 물러서 시행을 미루고 간담회를 여는 등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한 뒤, 원안이 아닌 절충안을 마련해 최종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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