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으로 첫 공식일정
다음주께 전례 수준 ‘청문회 준비단’ 구성 뒤 본격 대비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61·사법연수원 16기)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면담하고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후보자는 다음주께부터 법원행정처의 지원을 받아 청문회 준비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청문회 준비단은 전례 수준인 법원행정처 소속 부장급 판사 1명, 심의관급 판사 3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2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무너진 사법의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해보겠다"고 밝혔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지명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3..8.23 사진공동취재단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지명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3..8.23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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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이 후보자가 사법부 신뢰 저하와 정치화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공정과 중립성은 사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 때문에 대법원장 후보에 지명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친한 친구의 친구이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나온 것 같다"면서 "서울대 법과 대학이 160명이고 고시 공부를 하는 사람이 몇 사람 되지 않아서 아는 정도지 직접적인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법원 내에서도 정통 보수 성향을 가진 인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진보 색채를 띠고 있는 현 사법부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명수 코트’에서 추진하던 사법개혁도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김 대법원장이 폐지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가 부활할 수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고법 부장판사 제도를 없애면서, 사법연수원 25기 법관부터는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지 못하고 일선 법원의 수석부장판사 또는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도가 없어지면서, 엘리트 법관 다수가 법원을 떠나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선 판사 중에서는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를 염두에 두고 법관이 된 이들이 있을 정도로,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제도였다.


다만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운용되던 제도를 한꺼번에 폐지하거나 수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일선 법관들이 법원장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법원장 추천제’는 유지될 수도 있다.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신설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일선 판사들의 의견이 더 반영된 법원장 추천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후보자가 단박에 법원장 추천제를 폐지할 경우 사법부 내홍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김명수 코트에서 신설된 제도의 존폐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청문회에서는 야당이 이 후보자의 보수 성향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가 33년 동안 재판을 하면서 판결한 내용을 보면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아 큰 결격 사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된 한의사의 뇌파계 기기 사용과 관련한 사건 2심 재판장을 맡아 1심 판결을 뒤집고 "한의사도 뇌파계를 써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또 틱 장애(투레트 증후군)도 장애인 등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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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으로 기소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골프장에서 돌 쌓기 공사를 하던 일용직 근로자가 축대가 무너져 사망한 사건에서는 1심을 깨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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