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갱'으로 불린 천재화가 고(故) 이인성 화백(1912~1950)의 유족이 작품 수십점을 돌려달라며 국내 기업 A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졌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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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판사 마용주)는 이 화백의 유족이 A 회장을 상대로 낸 작품반환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유족의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유족 측이 소유하던 이 화백의 작품 수십점은 1961년 A 회장의 아버지에게 넘어갔다. 이인성유작환수위원회 등 유족 측은 2018년 "A 회장이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건립해 작품을 잘 보존,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그림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유족 측은 재판 과정에서 "원고가 소유권을 회복하는 문제보다, 국민들에게 작품이 공개되길 바란다는 취지"라며 "당시 각 그림에 대해 담배 한갑 가격을 받고 매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회장은 2400원(현재 담배 한갑 가격 4500원 × 32점 ÷ 60점)을 받고 작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A 회장 측은 "작품들에 대한 소유권을 정당하게 취득했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은 A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A 회장의 아버지는 그림을 인도받을 무렵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고, 1960년대 이 그림을 출품 및 전시했다"며 "하지만 이것만으론 유족 측이 주장하는 조건에 대한 합의가 성립됐다거나,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다. 유족이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처분문서 등이 작성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2심도 이 같은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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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경주 산곡에서' '가을 어느 날' '해당화' 등 독특한 색감과 구도를 자랑하는 대표작들을 남겼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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