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바루, 자국서 전기차 생산 포기…"美 현지생산에 13조 투입"
2027년부터 美에서 EV 생산
IRA·ZEV 규제 맞춰 미국 진출 선택
일본 자동차 업체 스바루가 2027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EV)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일본 내에서 EV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지 불과 3개월만에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스바루는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EV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판삼아 본격적으로 EV 부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 등은 오사키 아쓰시 스바루 사장이 전날 발표한 내용을 보도했다. 발표에 따르면 스바루는 앞으로 경영자원을 EV에 집중투자 할 예정이며, 2027년부터 미국에서 EV 현지 생산에 나서게 된다.
앞서 스바루는 지난 5월 2025년부터 일본 군마현 공장에서 EV를 생산해 미국 시장에 수출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3개월만에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하게 됐다.
스바루는 'EV 시프트'라는 슬로건을 걸고 2030년까지 총 1조5000억엔(약 13조5697억원)을 전기차 생산에 투입, 새로운 EV 차종을 늘리는 등 개발에도 활발히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바루는 2030년까지 세계 시장 판매 목표를 12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는데, 이 중 EV 비율은 전체 50%를 차지하는 60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구상이다.
일본 언론은 스바루가 이러한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EV 시장의 급속한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니케이는 "주력인 미국 시장에서 EV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 생산 결단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내건 IRA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활용함과 동시에 그리고 미국 각 주에서 시행하는 무공해 자동차(ZEV)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바이든 정부의 IRA에 따르면 북미에서 생산한 EV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7500달러(973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현지 생산 EV가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미국 각 주가 독자적으로 정하는 ZEV 규제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ZEV 규제는 EV 등 무공해 차량 비율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업체별 신차 판매량 중 EV가 차지하는 비율을 아예 명시해 규제하고 있다. 2026년에는 전체 신차 판매량 중 35%, 2030년에는 68%까지 신차 중 EV 비율을 맞춰야 한다.
그간 스바루는 엔진 등 내연기관 기술력이 강한 업체로, EV 분야에서는 장점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ZEV 규제가 미국 전체로 확산되면 휘발유차 중심의 기존 생산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스바루 고위 관계자는 "휘발유차에 대한 징벌적인 세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니케이에 우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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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으로의 미국 현지 진출은 신시장 개척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오사키 사장은 "미국 시장을 노린 상품이지만 EV 개발을 통해 결국 중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니케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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