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에 걸린 中경제]④부채의 함정...성장 발목 잡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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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3%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중국 경제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급격히 사그라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 경제를 떠받쳤던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경제성장의 가장 큰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주택 가격 하락과 부진이 중국 경제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으며, 과거 주식·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진 뒤 오랫동안 '대차대조표 불황(부채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부채 상환에 집중하다가 발생하는 경기침체)'을 겪었던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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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가들의 시선은 지난달 24일 열렸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 꽂혔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 당국은 소비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 강화, 선별적 지원 기조 유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 지속 등을 표명했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것은 2019년부터 발표문에 포함됐던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문구가 빠진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 경기 부진의 핵심이 부동산에 있는 만큼 당국이 부동산 시장 규제에서 한 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 시장 놓고 딜레마 빠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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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놓고 깊은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봤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금리인하 등 민간투자와 부동산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각종 조치들을 시행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일 뿐만 아니라 그간 시진핑 정부가 추구해왔던 정책 기조와도 상충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정부는 2021년 8월부터 '공동부유론'을 표방,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면서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리스크 방지와 장기적 구조조정 필요성에 방점을 실은 것이다. 여기에 재산세(부동산세)와 양도세를 본격 도입하겠다는 방침까지 더해지면서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구매 의욕을 약화시켰고,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 이후 부진을 털지 못하고 있다. 주요 기관에 따르면 당국의 정책대응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부동산투자 감소율은 5.0~7.5% 정도일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회복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재현 한국은행 상하이 선임주재원은 "올해 상반기 중국의 부동산개발투자 증가율은 -7.9%, 부동산판매액 증가율 -5.3%이 보여주듯 여전히 중국 부동산시장은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 대상 담보인정비율(LTV) 상향과 대출금리 인하 등 부동산 경기부양정책을 펴고 있으나 본질적인 부진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현재와 같은 침체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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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비금융 기업의 부채 급증이 중국 경제와 금융의 중요한 불안요인으로 지목돼 왔다"며 "중국 정부는 GDP의 160%에 달할 정도로 급증한 비금융기업 부채 문제의 핵심이 부동산 업체의 부채 급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광공업 기업의 부채는 2012년 이후 2020년까지 자본부채비율 130%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었던 반면 부동산 업종은 2012년 274%였던 부채비율이 2017년에는 403%까지 급증했다.

부동산 업종이 中 기업 부채 증가 주도

총액 면에서도 부동산 기업의 부채 총액은 2012년 26.5조 위안에서 91조 위안으로 63.5조 위안이나 불어나면서 부동산 업종이 중국의 기업 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업종 전반과 대형 부동산업체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정책을 펼쳤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사 헝다의 부도위기 등이 나타났다.


특히 2021년 9월 헝다사태 이후 수익 감소, 정부 규제 등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부동산 개발기업의 채무불이행이 증가하는 등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 개발기업의 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72개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1.9조 위안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670억 위안으로 62.5%나 급감했다.

급증하는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도 시한폭탄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규모는 GDP 대비 32% 수준인 40조위안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0%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자금조달창구 역할을 하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부채를 포함하면 GDP 대비 85%에 달해 유럽연합(EU)의 가이드라인 60%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 한은은 "최근 부동산 부진으로 지방정부 세수의 대략 40%를 차지하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감소함으로써 지방정부의 재정여력이 더욱 악화된 가운데 LGFV에서 코로나 기간에 발행한 15조위안 상당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함에 따라 지방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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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한 충격이 건설투자, 전·후방 산업 등 실물경제 경로, 채권·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경로를 통해 파급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자산의 약 60%를 부동산이 차지하는 중국 소비자의 특성상 부(富)의 효과 등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민간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또 토지사용권 판매수입 등 부동산 관련 수입 비중이 약 33%에 달하는 지방정부 재정상황이 악화되면서 인프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한은 이은석 중국경제팀장은 "부동산 관련 부문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 달하는데 부동산 시장 부진 심화가 경제 성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장 내 누증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 규제에 나섰던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촉진으로 선회하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지만 소극적인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이 디레버리징을 계속 추진했던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 쉽지 않은 데다 주택 재고가 많아 신규 공급을 늘리기 어려워 부동산 시장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을 도입할 경우 지방정부의 재정여력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상보다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부동산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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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주재 수석대표를 지냈던 이일형 전 한은 금통위원은 "중국 공산당의 최우선 목표는 사회안정"이라며 "제조업, 서비스업, 부동산 관련 심리지표가 일제히 악화해 사회안정을 저해한다고 중국 당국이 판단하면 예상보다 빨리 정책기조를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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