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예산 대상 실직자→구직자·취약계층
직접 일자리는 '임금 대부분 지원' 표현 삭제
보조금 부정수급은 대책과 별개로 예산 삭감
재난안전사업예산 신설, 환경예산 '수소' 추가

기재부, 일자리예산지침에 '실직자' 삭제…보조금 부정수급은 예산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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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재정지원 일자리예산 지침을 대거 변경했다. ‘실직자’ 표현은 삭제하고 ‘구직자’ 혹은 ‘취업취약계층’과 같은 표현이 등장했다. 직접일자리 사업은 취업가능성을 높여주는 한시사업이라고 못 박았다. 민간 보조금은 적발만 돼도 예산을 삭감하고, 성인지예산과 국제행사예산은 재정집행을 더 꼼꼼하게 하기로 했다.


7일 아시아경제가 기재부의 2024년도 예산안 작성 세부지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변화가 포착됐다. 통상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성을 담은 ‘작성지침’을 공개하고, 내부적으로는 ‘작성 세부지침’을 배포해 예산안을 편성한다. 각 정부부처는 세부지침에 따라 예산안을 꾸려 제출하는데, 지침이 바뀌게 되면 이에 맞춰 예산안을 조정해야 한다.

일자리예산의 경우 재정지원일자리의 개념과 수혜대상 유형을 바꿨다. 기재부는 올해 지침에서 직접일자리의 목적에 대해 ‘공공부문·민간기업의 미취업자 취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도 지침에서는 ‘한시적·경과적·일경험 일자리’로 변경했다. ‘임금의 대부분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표현도 삭제됐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임금을 계속해서 보전하는 사업이 아니라, 취업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시적인 사업이라고 못 박은 셈이다.


실직자에게 무분별하게 제공하던 예산 사업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실업소득 유지·지원에 대해 ‘실직자의 임금을 보전하는 사업’에서 ‘근로능력이 있으나 적당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자에게 지급하는 사업으로 표현을 바꿨다. 직업훈련의 경우 대상자에 ‘실업자’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하고 ‘구직자의 취업가능성을 높이고’로 대체했다. 고용서비스와 고용장려금 역시 수혜대상자를 ‘취업취약계층’으로 규정했다. 전년만 해도 사업주(기업)나 구직자(개인)로 범위가 광범위했지만, 앞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예산을 꾸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로운 사업유형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총 6가지로 분류해 예산을 집행했지만, 내년부터는 ‘지원고용 및 재활’이 추가된다. 장애인이나 사고·질병 등 일시적으로 일을 하기 어려운 사람의 노동시장 편입을 촉진하는 게 목표다. 별도 사업으로 편성된 만큼 건전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조금 부정수급하면 재발대책 약속해도 '예산 삭감'

민간 보조금 사업은 부정수급 규정을 강화했다. 그간 기재부는 보조금 부정수급이 적발됐음에도 대책마련이 미흡하면 예산을 삭감하라고 안내해왔다. 내년 예산지침에서는 대책마련과 무관하게 부정수급이 발생하기만 해도 예산을 삭감하고, 국무조정실의 점검결과도 고려하라고 지시해왔다. 보다 촘촘한 점검을 위해 예산안 요구자료를 작성할 때는 보조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됐는지도 계산해 작성해야 하고, 국고보조금의 부정수급 부당사용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방안도 같이 마련토록 했다.


규정이 두루뭉술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성인지예산 지침은 조문을 명확하게 했다. 그간 각 부처에서는 성인지예산의 정의가 ‘부처 성평등 목표에 직접·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으로 돼 있어 어떤 정책을 포함 시 켜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민원이 많았다. 이에 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성별영향평가 결과를 성인지 예산서에 반영한 사업, 성평등 중점사업 등을 직접적으로 명시했다.


건전재정을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 대표적인 변화가 국제행사 예산기준이다. 정부부처는 총사업비가 50억원이 넘는 국제행사를 주관하면 반드시 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했다. 내년도 예산안부터는 국고지원이 20억원 이상 투입되기만 해도 ‘정책성 등급제 조사’를 받아야 한다. 국제행사개최 계획이 있으면 조사를 받겠다는 신청서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령 개정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예산을 보다 꼼꼼하게 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난안전사업 예산은 내년도 지침에 새로 편성됐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기재부 장관과 협의해 정하는 사업이 대상으로, 각 부처와 행안부, 중앙안전관리위원회가 재난안전예산을 꾸리면 기재부에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은 신규 정책을 반영해 유형을 재분류했다. 기재부는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감축사업 예산을 10개로 분류하는데 공공, 시장활용, 인식제고·정책지원이 폐기됐다. 대신 수소, 흡수원, 국제감축이 새로 추가돼 관련 예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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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예산에 대해서는 부처 칸막이를 없애거나, AI·빅데이터 성과를 내거나, 디지털·지능화 전환 등 정부의 핵심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구현하는 사업에 재원을 우선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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