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되면, 검찰 다음 스텝은
불구속 기소·기소 보류하고 다른 사건 영장
이 대표 이번주부터 선거법위반 사건 정식재판
한동훈 장관 발언 수위·새로운 증거 제시 관심
‘대장동’ 의혹과 ‘성남FC’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부결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검찰의 다음 스텝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로선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나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다시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 카드를 놓고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2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따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했지만, 당 지도부가 ‘압도적 부결’을 강조해온 데다가,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내년 총선 전까지 최대한 끌고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기 중에 있는 국회의원 피의자인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게 된다. 이후 검찰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는 ▲'대장동·성남FC' 사건 불구속 기소 ▲기소를 미루고 다른 사건으로 영장 청구 ▲여러 혐의를 다시 묶어서 영장 청구 등 크게 3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검찰은 앞서 청구한 구속영장에 포함된 ‘대장동’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이나 ‘성남FC’ 의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수 있다. 두 의혹의 경우 이미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인 데다가, 대부분 답변을 서면진술서로 대체하며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 이 대표의 추가 소환조사도 의미가 없는 만큼 이 대표를 일단 재판에 넘겨 법원의 판단을 받게 하는 선택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두 의혹에 대한 기소를 일단 미룬 채 보강수사를 진행하면서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 대북송금·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나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백현동' 의혹으로 다시 한 번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대북송금 의혹 관련 혐의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독자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나 경기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진술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그 같은 가능성에 힘이 실리게 하고 있다.
야당에서 이 대표가 연루된 여러 의혹들을 쪼개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검찰에 대해 '살라미 전술'을 사용한다는 비난이 나오겠지만, 한번 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며 '방탄 국회'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민주당이나,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에 대한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9%가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여론은 이 대표에게 훨씬 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가능성은 검찰이 차후 이 대표를 여러 의혹들 관련 혐의로 일괄 기소할 것을 전제로 이번 영장에 포함된 대장동, 성남FC 의혹에 대북송금 등 나머지 의혹까지 전부 합쳐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다. 국회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일반 사건에서처럼 한번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대장동·성남FC' 의혹만으로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국회법이나 형사소송법 등에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영장이 기각됐을 때 해당 혐의로 재차 영장 청구하는 것을 막는 제한 규정은 없다.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혹시라도 국회를 통과해 영장실질심사가 열렸을 때를 상정하면, 검찰로서는 상대적으로 혐의 입증이 충분히 된 '성남FC' 의혹 관련 혐의들까지 한꺼번에 심사를 받는 편이 훨씬 유리한 게 사실이다.
앞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한 '성남FC' 사건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대장동' 사건을 묶어서 청구하기로 결정할 때도 그랬겠지만, 첫 번째 영장이 체포동의안 부결로 기각됐을 때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 관련 의혹으로 다시 이 대표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설지, 그 경우 어느 의혹 관련 혐의까지 묶어서 영장을 청구할지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다. 다만 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의중이 이 총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 대표는 이번 주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직접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70조(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는 선거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서 신속하게 해야 하며, 1심은 기소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2심과 3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대표가 '대장동·성남FC' 의혹으로 기소될 경우 매주 2번 내지 3번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같은 민주당 원로나 설훈·조응천 의원 등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이재명 방탄'이라는 비난 속에 당헌 제80조(부패연루자에 대한 제재)를 개정해 부정부패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를 규정한 1항을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3항에 예외를 뒀다. 하지만 당헌 적용 여부를 떠나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가 추가 기소되거나, 재차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이 대표의 당내 입지는 현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표결에 앞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할 한 장관과 신상 발언을 통해 검찰이 자신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의 부당함을 호소할 이 대표의 맞대결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여야 대선주자 간 전초전'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 장관이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난번 노웅래 의원 때처럼 이 대표의 혐의와 관련된 새로운 정황 증거를 제시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