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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속에서 유언 남긴 튀르키예 소년…전 세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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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직감하고 휴대전화 영상으로 유언
이후 온 가족 극적으로 구조되며 감동 전해

[아시아경제 최승우 기자]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난 튀르키예에서 한 소년이 잔해 속에서 남긴 유언이 공개됐다. 다행히도 이 소년은 가족들과 함께 극적으로 구조돼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뉴스 채널 TRT에 따르면 17세의 고교생 타하 에르뎀은 6일 새벽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건물 잔해 속에 파묻혔다.

타하의 집은 노동자 거주 구역의 4층 아파트였는데, 집이 세차게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손을 쓸 틈도 없이 건물과 함께 아래로 무너져 내렸고 그 위로 잔해가 뒤덮였다.


13세, 9세인 두 어린 여동생은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따로 자고 있었기에, 그는 가족들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타하는 가족들은 불러도 대답이 없자 모두 잔해 속에서 죽은 것으로 생각했다.


잔해 속에 갇힌 타하는 계속되는 여진으로 주변의 콘크리트 덩어리와 얽힌 철근들 때문에 누워 있던 공간이 조금씩 좁아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죽음을 예감한 그는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영상으로 마지막 말을 남겼다.

강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 하타이 지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 하타이 지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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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내가 모든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동영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침착하고 의연하게 말을 꺼낸 타하는 자신이 당한 부상에 대해 하나하나 나열했다.


그리고 “죽음이란 생각지도 않았을 때 닥쳐오는 것 같다. 신께서 내 죄를 용서해주시길 빈다”며 만약 살아서 나가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들, 그리고 지금껏 후회되는 일들을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또 시내의 많은 사람과 부모님, 동생들도 다 죽은 것 같다며 “나도 곧 그들을 따라갈 것”이라고 유언을 마쳤다.


그러나 가족을 따라갈 것이라는 타하의 예상은 들어맞지 않았다. 몇 시간 뒤에 이웃사람들이 그를 건물 잔해 속에서 끌어낸 것이다. 타하는 무너진 아파트에서 가장 먼저 구조된 사람 중 한 명이었고, 곧 근처의 이모 집으로 옮겨졌다. 이어 지진이 발생한 지 10시간 뒤에는 타하의 부모와 동생들도 모두 극적으로 구조됐다.


타하가 구조되었다는 것은 병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아버지 알리(47)가 어머니 제일라(37)의 여동생 집으로 옮겨진 뒤에야 알게 되었다. 제일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순간 세상이 내 것 같았다. 나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있디”며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현재 타하 가족은 정부가 제공한 막사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서는 이들처럼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재민이 수백만명에 이른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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