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3으로 5G 28GHz 이용 못한다…기약없는 28GHz 상용화

-미국·일본 등에 출시되는 갤럭시S23엔 28㎓ 안테나 탑재해 출시
-"국내엔 28㎓ 대역 주파수 관련 인프라 제대로 구축 안돼"
-국내 출시 단말기 중 28㎓ 지원 단말기 전무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에 5G 초고주파 대역 28㎓용 안테나가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보통 이동통신사와 2~3년 약정 계약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한다. 3년안에 28㎓ 대역을 이용한 최신 5G 서비스를 상용한다면 갤럭시S23 사용자들은 이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7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국내 출시 갤럭시S23의 스펙을 보면 지원 네트워크에 NR Sub-6 TDD가 표기돼 있다. 여기서 Sub-6는 3㎓~6㎓의 미들밴드를 뜻하며 국내에서는 5G '3.5㎓' 주파수를 타깃으로 한다.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28㎓의 고주파 대역은 지원하지 않는다.

보통 대역 지원 여부는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 간 협의에 따라 정해진다. 국내 최상위 스펙의 스마트폰 갤럭시S23에도 28㎓용 안테나가 탑재되지 않은 것을 보면 적어도 올해안에는 해당 대역을 국내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는 아직 28㎓ 대역 주파수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28㎓용 안테나를 탑재하지 않았다. 다만 상용화가 시작된 미국, 일본 등에서는 해당 안테나를 넣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28㎓ 인프라

국내 28㎓ 관련 인프라 구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와 KT의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6개월 이용기간 단축을 확정하는 등 점점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고주파인 28㎓는 3.5㎓보다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성(전파의 꺾임성)과 투과성(물질을 관통하는 성질)이 떨어져, 기지국을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설비투자 비용이 늘어난다. 그간 통신 3사가 투자를 망설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과기정통부가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된 28㎓ 주파수 취소 후속조치로 신규사업자에게 28㎓ 대역 중 800㎒폭을 3년간 독점 제공하고, 할당대가를 깎아주기로 하는 등 '제4이동통신사'의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3000억원 대 초기 자본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과기정통부는 SKT가 올해 5월 31일까지 당초 할당조건인 28㎓ 1만5000 기지국 구축을 완료하는 경우 6월 1일부터 28GHz 대역 주파수 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재할당 절차를 완료해 사업 연속성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8㎓ 대역 지원 단말기 전무

문제는 갤럭시S23을 비롯해 이 대역을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없다는 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악한 바로는 5G 상용화 이후인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단말기 중 28㎓ 대역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전무하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경우 미국에 출시한 전 모델이 28㎓ 대역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에 출시한 휴대전화 27개 모델 중 4개 모델을 제외한 23개 모델에 28㎓ 대역을 지원했으며, 일본에서도 2019년도 이후 출시된 휴대전화 19종 중 7개 모델도 28G를 지원하한다.

이와 관련 변 의원은 지난해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28㎓를 올해 말부터 구축한다고 치면 지금까지 보급된 5G 단말기는 28㎓ 대역 기지국에서는 통화가 안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잘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에 대해 정부와 사업자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향후 28㎓ 대역 기지국이 추가로 구축되고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는 시점에서는 3.5㎓ 대역과 28㎓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새로운 5G 단말기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