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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환경규제로 단거리 비행노선 축소…"기차표 미리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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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M 대표 "비행기 대신 기차타야"
항공이 철도보다 탄소배출 12배 많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단거리 비행노선 축소와 항공편에 대한 세금인상 조치 등이 시작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철도 대비 탄소배출이 12배 많은 항공이용을 감축하려는 환경규제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단거리 비행노선 철폐가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인 KLM 네덜란드 항공의 마랸 린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유력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라고 권유했다. 자신이 항공사 대표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거리 여행에 기차가 적합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사용해야 한다. 기차는 (비행기의) 경쟁자가 아니다"라면서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도 KLM 네덜란드 항공 본사가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모회사인 에어프랑스-KLM 프랑스 파리 본사로 이동할 때 기차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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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표적인 항공사 대표가 기차를 권유하는 다소 이색적인 상황은 유럽의 기후변화 대책에서 비롯됐다.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이 다른 대중교통에 비해 상당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내에서 세금 인상 등을 통해 철도를 비롯한 다른 대중교통으로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의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 佛 단거리 노선 운영 금지…네덜란드·벨기에 세금 도입

3일(현지시간) 유로뉴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EU는 지난달 초 프랑스 정부가 요청한 항공사의 일부 단거리 노선 운영 금지 조치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프랑스 국내선 중 운영이 금지된 노선은 '파리-오를리', '파리-보르도', '낭트-리옹' 노선이다.

프랑스 의회는 2021년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비행시간이 2시간 30분 이내인 단거리 국내선 중 대체 철도편이 있으면 해당 항공 노선을 금지하기로 했다. 당초 프랑스에서는 EU에 8개 노선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중 3개 노선만이 허가됐다. EU는 매일 여러 개의 직통 열차 노선이 있는 경우에만 허가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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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올해 1월 1일부터 자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대한 항공승객세를 기존 승객당 7.95유로(약 1만800원)에서 26.43유로로 인상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조치가 항공권과 기차 티켓 가격의 격차를 줄여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게끔 하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6월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출발하는 연 44만개의 항공편 중 10% 이상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금 인상을 통한 항공편 축소는 벨기에도 도입했다. 벨기에는 지난해 4월 EU 내 단거리 항공편 노선에 대해 승객당 일정 수준의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 항공 거리가 500㎞ 미만인 경우에는 승객당 10유로를 세금으로 납부하며, 그보다 거리가 먼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2유로 또는 4유로를 낸다. 벨기에 정부는 오는 4월부터 소음이 큰 항공기에 부과하는 세금을 500㎞ 미만의 단거리 항공편의 경우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항공, 철도보다 탄소 배출 12배 많아"

EU 회원국들이 일제히 이러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는 항공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EU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탄소 배출이 이뤄지지만, 이동 자체를 막을 순 없는 만큼 대중교통 중 탄소 배출량이 큰 비행기에서 비교적 덜한 철도로 선택지를 바꾸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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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험사 ING가 유럽 환경청(EEA)을 인용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 여객 운송은 1pkm(승객이 해당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거리) 당 이산화탄소가 160g으로 철도 여객 운송(33g)과 비교해 1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010~2019년 유럽에서 항공 운송이 연평균 5.5% 증가했지만 철도 운송은 1.8% 증가했다는 점이다. 저가 항공사가 성장하면서 철도보다는 비행기를 선택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ING는 유럽의 항공편이 대부분 중·단거리이며 2019년 기준 항공 거리가 500㎞ 미만인 항공편의 비중이 25%, 1500㎞ 미만은 70%였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2020년 기준 20만㎞에 달하는 철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며 시속 200㎞ 이상인 고속철도의 경우 철로 길이 기준으로 21세기 들어 4배 증가한 1만2000㎞ 수준이 갖춰져 있다고 ING는 설명했다. 다만 ING는 "철도가 친환경적인 이점이 있지만, 가격, 시간, 신뢰성 측면에서 아직 항공편에 밀린다"면서 "장기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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