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한동훈 장관 언급한 '제시카법'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제시카 법(Jessica's Law)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아동 성폭행범에 의해 목숨을 잃은 9세 소녀 제시카 런스포드의 이름을 따서 만든 법이다. 12세 미만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최소 25년의 징역과 출소 후에도 평생 위치추적 장치가 부착된 전자발찌를 차야 한다. 또 범죄자는 학교나 공원 주변 등 아동이 많은 곳으로부터 2000피트(약 610m) 이내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한 법이다.

2005년 2월24일 아홉살 소녀 제시카 런스포드는 성범죄 경력이 있는 옆집 남자 존 쿠이(46)에게 잠자다 납치됐다. 존 쿠이는 자신의 집으로 제시카를 데려온 뒤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쓰레기봉투에 넣어 생매장했다. 그로부터 23일 뒤 경찰의 수색에 의해 매장된 쓰레기봉투가 발견되면서 존 쿠이는 체포됐다. 제시카의 끔찍한 상태에 여론이 폭발했고, 존 쿠이는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존 쿠이는 항소했고,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 암에 걸려 2009년 사망했다.

존 쿠이는 제시카에게 범죄를 저지르기 전 이미 아동 성범죄 전과 2범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고, 모범수로 2년 만에 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제시카의 아버지가 "내 이웃이 성범죄자인걸 알았다면 미리 피해서 딸이 살해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성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요청했고, 주 의회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제시카법이 만들어졌다. 제시카법은 현재 미국의 30개 이상의 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성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큰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에 국민 불안이 크며 이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방향은 차차 말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시카법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