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한 봉지 사먹기 힘들어졌어요"
붕어빵 가게 어디있나…찾는 앱 인기
원자재값 상승·노점단속 등 영향 추정
"붕어빵 한 봉지 사 먹기 이렇게 어려운 시대가 됐을 줄 몰랐어요."
한 붕어빵 가게 검색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페이지에 달린 글이다. 과거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골목 곳곳에 들어서던 붕어빵 포장마차가 이제는 앱 검색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을 만큼 희귀해졌다.
그 많던 붕어빵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뚜렷한 한 가지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비싼 밀가루 가격, 불경기 등으로 인해 포장마차가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멸종 위기' 붕어빵…붕세권 앱까지 화제
최근 누리꾼 사이에서는 '붕어빵 앱'이 화제다. 붕어빵 앱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길거리 음식점 위치를 표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붕어빵 찾기 앱은 2021년 처음 주목을 받은 뒤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으며, 총 다운로드 수는 벌써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 10만회 이상에 달한다.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부상하기도 했다. 거주지가 붕어빵 가게 인근이면 붕세권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붕세권에 사는 누리꾼은 다른 이들로부터 흡사 역세권 주택가처럼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누리꾼들은 "붕어빵 보기 정말 힘들어졌다", "우리 집 주변에는 포장마차가 단 한 대도 없더라" 등 노점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노점 수 줄고 고급화 가속…붕어빵의 탈노점화
비단 붕어빵 가게뿐만이 아니다. 최근의 붕어빵 앱은 업데이트를 통해 계란빵, 어묵, 튀김, 타코야키 등 '추억의 길거리 음식점'을 검색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어쩌다 붕어빵 가게는 앱을 동원해 수색해야 할 만큼 희귀해졌을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국내 길거리에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노점이 많았다. 이런 불법 노점은 각 지자체의 엄격한 단속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제대로 등록 절차를 마치고 영업하는 노점 숫자도 급격히 감소한 것은 마찬가지다. 통계청 '전통시장 상점가 및 점포경영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등록 노점 수는 4만7669곳이었으나 2020년에는 3만3118곳으로 약 30.5% 감소했다. 8년에 걸쳐 전국 노점 10곳 중 3곳은 사라진 셈이다.
지난 2년간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막대한 매출 피해를 안긴 코로나19도 노점 폐업을 가속했다. 설상가상으로 붕어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주요 식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한국물가정보'가 붕어빵 주재료로 쓰이는 5개 식재료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5년 전에 비해 평균 49.2%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붕어빵의 팥소 재료로 쓰이는 수입산 붉은 팥 가격은 5년 전 3000원에서 현재는 6000원으로 2배 올랐다.
붕어빵의 고급화·DIY(Do It Yourself·직접 조리할 수 있는 키트)화도 붕어빵의 '탈(脫) 노점화'를 부추기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 내부 점포에는 한 개에 3000원이 넘는 고급 붕어빵이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시민들은 온라인 매장에서 붕어빵 틀과 밀가루 믹스를 구매해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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