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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美 소비여력 바닥"…월가 경고에 되살아난 ‘R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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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美 소비여력 바닥"…월가 경고에 되살아난 ‘R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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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전 세계 금융시장에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부활했다. 과열된 노동시장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ed)의 긴축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 거물들이 한꺼번에 경기침체 경고를 쏟아낸 탓이다. 잇단 경고에 투심이 꽁꽁 얼어붙으며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침체 경고의 포문을 연 이는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다. 다이먼 CEO는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며 "이런 점들이 경제를 탈선시켜 내년 중 경미한 또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우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의 경제 전망이 자사 이코노미스트들보다 "더 조심스럽다"며 사실상 경기침체로 기울어져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며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월가 CEO 중 그간 상대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제시해온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도 경고 대열에 합류했다. 모이니핸 CEO는 미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특히 그는 최근 지출이 둔화하며 미 경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 약세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경미한 침체를 심각한 침체로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요인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대만 문제 심화, 유럽의 침체 등을 꼽았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음에도 월가 거물들이 이처럼 동시에 침체 경고를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들은 내년 침체 수준이 생각보다는 깊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먼 CEO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지, 심각한 수준에 치달을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리스크 관리자로서 두 가지 모두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다이먼 CEO는 최근 소비지출 등 지표가 양호한 배경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부양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계가 축적한 저축을 꼽았다. 하지만 이러한 가계 저축은 감소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축 감소로 가계의 소비가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소비재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2023년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주요 대기업 CEO들도 경고음을 쏟아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내년 중 Fed에 의한 완만한 침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철도사 유니온퍼시픽의 랜스 프리치 CEO도 물류 비즈니스 환경을 살펴볼 때 "미국 경제가 분명히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두 경기침체에 민감한 업종이다. ‘유통 공룡’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는 "일부 품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면서 "경기침체를 원하지 않으나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필요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월가발(發) 침체 경고에 이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0% 떨어졌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역시 각각 1.03%, 1.44% 뒷걸음질 쳤다.


Fed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4거래일 연속(S&P500 기준)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11월 말까지만 해도 Fed의 속도 조절 가능성으로 랠리 조짐을 보였던 뉴욕 증시는 이후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 과열된 노동시장 등이 확인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상태다. 최근 2거래일간 나스닥지수의 낙폭만 무려 4%에 육박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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