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코로나19 ‘역학조사’ 범위 엄격 해석 필요"
1·2심, 인터콥선교회 선교사 ‘감염병예방법 위반’ 유죄 선고
대법 "역학조사 의미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심리 미진"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코로나19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터콥 선교회 신하 종교시설인 BTJ열방센터 관리자들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7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선교사 등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인터콥 선교회는 2020년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BTJ열방센터에서 ‘글로벌리더십 역량 개발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참석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자 상주시 역학조사 담당자는 센터 관리자인 A선교사에게 행사 기간에 시설에 출입자 이들의 명단과 해당 시설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선교사는 명단 제출 요구를 거부하다가 행사에 참석한 전국 교인의 명단이 방역 당국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행사에 참석한 사람 중 일부가 누락돼 있고, 실제 참석하지 않은 96명의 거주지 및 연락처가 기재돼 있는 총 543명의 출입자 명단을 상주시 측에 제출했다.
A선교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는 센터의 간사인 C씨를 시켜 센터 입구 부근에 부착된 상주시장 명의의 집합금지 명령서를 떼어내는 방법으로 강제처분의 표시를 손상해 그 효용을 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주시는 교회 모임이나 각종 행사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ㆍ모임ㆍ행사를 제한하도록 명령했다.
1심은 집합 제한 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역학조사를 거부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무죄로 보고 A선교사에게 징역 1년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B씨의 혐의는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A선교사가 결과적으로 실제 참석자들과 일치하지 않은 명단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거짓자료를 제출하거나 위계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할 고의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은 "명단의 제출을 요구한 것은 확진자의 감염원을 추적하고, 감염병환자 등의 발생 규모를 파악하는 동시에 감염병의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 상주시의 요청을 거부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를 거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의 범위를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상주시장 측의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에 해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에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신도 명단 제출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에게도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