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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톡]인류 최대 전략물자 된 '반도체 장비'…韓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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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패권 승패 다루는 핵심 '무기'
韓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20% 불과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 취약

[칩톡]인류 최대 전략물자 된 '반도체 장비'…韓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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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예주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전쟁'에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가 끼어들었다. 반도체 장비는 스마트폰과 소비자가전,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의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기술패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무기' 역할을 한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중에서도 '장비 견제'부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계는 반도체의 역사가 1947년 미국 벨 연구소가 트랜지스터를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한국은 1970년대에 트랜지스터칩을 개발했다. 이후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기판에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집적회로(IC)가 개발되면서 반도체 경량화 속도가 빨라졌다. 이 트랜지스터 칩 개발에 쓰이는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 기계가 반도체 장비의 출발점이다.

포토 리소그래피는 아직도 진화를 거듭하며 첨단 반도체 공정에 쓰이고 있다. '미·중 전쟁'의 불씨기도 하다. 중국 기업 SMIC가 ASML의 포토 리소그래피 없이도 7나노 칩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이 중국에 광범위한 장비 규제를 걸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 반입을 금지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도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장비다. 반도체 장비의 역사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트랜지스터 칩 포토 리소그래피 장비에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 위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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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의 반도체 장비 자립 수준은 어떨까.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약 20%에 그친다. 특히, 전체 수입의 70% 이상을 미국, 일본, 네덜란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다.


물론 최근 '세계 4대 장비 업체'가 일제히 한국 반도체 설비가 몰려있는 경기도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은 호재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가 경기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고 네덜란드 ASML도 지난해 경기도 등과 2400억원을 투입하는 투자 협약을 맺었다. 미국 램리서치는 경기도 용인시에 최첨단 장비 개발을 담당하는 ‘코리아 테크놀로지 센터’를, 도쿄일렉트론(TEL)은 평택에 기술지원센터와 화성 신규 R&D 센터를 각각 구축했다.


다만, 미국의 중국 견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중국 공장 규제는 여전한 '걸림돌'이다. 만약 미국이 정치 계산에 따라 내년 삼성, SK 중국 공장 규제를 유예해주지 않으면 국내 업체는 현지 팹(공장)이나 설비를 한국 등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고 투자가들에게 털어놓는 실정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비 도입 문제로 우시 공장을 포함해 중국에 있는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비상계획'을 가동해야 하는데,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최악의 경우 공장 매각, 장비 매각 및 한국으로 반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장비 시장의 독과점 구조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반도체 장비 국산화, 수입국 다변화를 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상지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장비업체가 79.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의 특성을 띠고 있는 시장"이라며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반도체 산업 업황 등에 따라 향후 수입액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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