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트루?] 노조의 불법파업, 면책해주는 나라 없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소유권 방해하면 공산주의"
노동선진국도 불법파업 책임 묻지만…파업 인정 범위 넓어
"민법을 허물자는 내용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경사노위) 위원장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반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파업에 대해 정부가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나라가 있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없다"며 "노조의 노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존중돼야 하지만 재산권 역시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말했다. 전날에도 김 위원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방문해서 노란봉투법을 두고 "소유권을 방해하면 공산주의"라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에 발의됐다. 직접적인 폭력이나 시설물 파괴가 아니고선 기업이 노조에 손배소를 제기할 기회를 주지 않는 셈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여권, 경영자단체 등은 노조에 우호적인 해외에서도 불법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막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요약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이다.
영국은 불법파업의 민형사상 책임을 법에 명시한 대표적인 국가다. 영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제240조에 따르면 생명에 위협, 부상, 재산상 손실을 예상했는데 불법파업을 할 경우 3개월 이내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아울러 민사상으론 경제관계불법행위, 도로침범, 사생활방해 등을 적용해 책임을 묻는다.
독일과 프랑스 등 이외 유럽 국가는 노조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을 막는 법이 없다. 반대로 말하자면 정당한 파업을 벗어나면 손배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셈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파업이 발생할 경우 파견근로자를 제외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등 사용자의 재산권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다.
미국 역시 불법파업의 손해배상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법은 없지만 판례를 통해 철퇴를 가하고 있다. 2005년 뉴욕시 법원은 불법파업을 하는 지하철 및 버스 노조에 파업을 중단할 때까지 하루 100만달러(약 14억3340만원)씩 벌금을 납부하라고 판단했다.
해외도 불법파업엔 철퇴 가하지만…정당한 파업 범주 넓어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불법파업의 범주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정리해고나 노동유연화 등 경영행위나 정책에 반발하는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프랑스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2018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쉬운 해고 등 내용을 담은 노동개혁을 추진하자 철도노조는 대규모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프랑스는 하청과 재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하는 것도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노란봉투법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하청 노동자들도 원청을 향해 쟁의를 할 수 있다.
독일은 손배소를 막지 않고 ▲규율이 가능한 목적 ▲노조에 의한 실시 ▲비례성의 원칙 등만 지키면 불법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독일의 사용자들은 노조나 노동자를 향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얻는 실익이 없어 고발 사례 자체가 적은 국가로도 알려져 있다. 노조도 과격하거나 장기간의 쟁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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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법한 파업을 규정하는 범위가 작은 국가다"며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민법이 아닌 노동법을 따로 만들어 규정하는 것인데 별개의 민법 논리를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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