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6명 "못난이 농산물 구매해봤다"
대형마트 못난이 농산물·마감할인 상품 매출 늘어

고물가와 기상악화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가 지난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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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밥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못난이 농산물이나 마감할인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외관상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품질 면에서 이상이 없는 상품, 폐점 시간 혹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할인가에 구매해 생활비를 아끼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는 8987원으로 1년 전(5530원)보다 약 63% 올랐다. 배추 1포기당 최고 가격이 1만4900원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무 1개 소매가 역시 1년 전(1982원)보다 91% 뛴 3803원을 기록했고, 당근 1㎏(5149원)은 1년 전(3527원)보다 1622원 비싸졌다.

라면과 포장김치 등 서민 먹거리도 줄줄이 가격이 인상됐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팔도 역시 다음달 1일부터 모든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대상은 다음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다.


체감 물가가 높아지자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 지출 계획'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59.7%)이 올해 하반기 소비 지출을 상반기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더 크게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응답자는 하반기 소비 지출을 상반기보다 평균 7.9% 줄일 것이라고 답한 반면 상위 20%의 소비 지출은 0.01% 감소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못난이 상품이나 마감할인 상품을 찾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소비자원이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60.5%)은 못난이 농산물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구매 경험자 중 95.5%가 재구매 의사를 보였으며, 응답자들의 절반가량(46.4%)이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지난 1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채소 판매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채소 판매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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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형마트의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은 증가했다. 홈플러스가 할인가에 판매하는 '맛난이 농산물'의 지난달 14~28일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78% 늘었고, 롯데마트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선보인 '상생 과일·채소'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신장됐다.


마감할인 상품 판매도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저녁 8시 이후 즉석조리 매장 매출이 23.8% 증가했다. 취업준비생 최모씨는 "닭강정, 족발 등을 (마감할인가에) 사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으면 정가에 구매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마감할인 식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기대인플레이션율(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이 하락하면서 물가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2%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8월(4.3%)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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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서 식품제조업체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식품제조업체들과 물가안정간담회에서 "고물가로 경제주체들이 물가 상승 부담을 견디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오른 식품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있다"며 "고물가에 기댄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은 자제해 달라"고 언급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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