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조직원 폭행 뒤 도주… 첫 재판 후 17년 만에 열린 1·2심서 면소
檢 "형소법 개정, 시효 25년으로 연장"… 대법 "개정 전 규정 적용"

22년 전 재판 넘겨진 조폭… 대법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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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상대 조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행적을 감췄던 조직폭력배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22년 만에 면소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면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경남 창원의 한 폭력 조직의 부두목급이었던 A씨는 1999년 9월 자신의 조직원이 다른 조직의 조직원에게 폭행당하자, 상대 조직원을 납치 폭행하기로 공모하고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도망가지 못하도록 위력을 가한 혐의로 이듬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2002년 5월 1차 공판기일을 열었지만, A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소송 촉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고인이 재판에 나타나지 않고, 6개월 넘게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을 때 피고인 불출석 상태로 재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은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씨의 1심 재판은 17년 뒤인 2019년에 열렸고 1심은 면소를 선고했다. 공소제기로부터 15년이 지났기 때문에 면소 판결이 명백할 경우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이 근거가 됐다.


하지만 검찰은 2007년 12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기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소시효 완성으로 간주하는 재판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A씨에게 개정 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이 법을 시행하기 전 범한 죄는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이 판단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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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시효 기간 연장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조치인 점을 고려해 개정법 시행 전에 저지른 범죄에는 이전 규정을 적용하자는 게 부칙의 취지"라며 "개정 전 범한 죄는 1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판시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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