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려갈수록 보증금 제때 못 줘…깡통주택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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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출·전세보증금만으로 마련한 주택 수 1만채 넘어

2년 뒤 집값 더 떨어지면

이 중 상당수 깡통전세 전락 우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이현주 기자, 김동표 기자] 올해 자기 돈 한 푼 없이 대출과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한 수가 1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갭투자’를 통해 매입한 주택들은 집값이 떨어질수록 대출금과 보증금의 합이 집값을 웃도는 ‘깡통전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6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 거래 신고 자료에 따르면 자금조달계획서상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이 집값의 100%가 넘는 신고서는 2020년(3~12월) 7994건에서 올해 1~7월 1만1303건으로 41% 증가했다. 주택 경기가 꺾이기 전 갭투자가 성행했던 지난해에는 2만8264건이었다. 같은 기간 대출과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80% 이상인 신고서는 2020년 3만8167건에서 2021년 11만7279건으로 3배 가까이 폭증했고 올해 3만9065건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집값보다 높다는 것은 집주인이 자기 돈 한 푼 없이 대출과 세입자의 보증금만으로 집을 샀다는 의미다. 이런 주택은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의 보증금을 제때, 온전히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대출과 보증금 합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주택들을 ‘깡통전세’로 여긴다.

깡통전세는 주로 수도권에 포진해있다. 서울의 경우 대출과 보증금의 합이 집값보다 높은 신고서는 2020년 2258건에서 2021년 6990건으로 3배 급증했고 올 7월까지 2455건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030세대들의 추격 매수가 집중됐던 인천은 2020년 1207건에서 지난해 6523건으로 5배 넘게 폭증했다. 올해는 2593건으로 2년 전보다 2배 늘었다. 경기도는 2020년 3288건에서 2021년 8355건으로 2.5배 증가한 뒤 올해 3606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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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갭투자가 성행했고 이에 따라 '깡통 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정책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정비를 통해 임차인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금조달계획서상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이 집값의 80%가 넘는 신고서는 2020년(3~12월) 3만8167건에서 지난해 11만7279건으로 폭증했다. 올해에는 7월까지 4만42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택 구매 시 자기 자본을 20%만 투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과 임대보증금으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에서 올 7월까지 대출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80%에 달하는 신고서는 9990건으로 2020년(9360건)보다 늘었고 2021년 2만3494건보다는 줄었다. 경기도는 2020년 1만6787건에서 2021년 3만2447건으로 증가한 뒤 올 7월까지 1만1844건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2020년 4152건에서 2021년 1만9466건으로 4배 넘게 늘었고 올해 6698건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출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80~100%에 달하는 주택들의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다. 최근 집값 하락 흐름과 연동해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게 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게 된다.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한 세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 기관을 통해 보증금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도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서도 8월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는 전월 대비 0.14% 하락했다. 서울 주택가격은 8월 0.07% 하락해 2019년 2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세시장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하락해 지난주(-0.06%)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집값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본다. 국토연구원은 금리의 1%포인트 상승은 아파트 매매가격을 최대 5.2%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대출과 전세보증금만으로 매입한 주택 수는 1만채가 넘고, 통상 전세 계약이 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년 뒤 집값이 더 내려갔을 경우 이들 주택 중 상당수가 깡통전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앞으로 집값이 올라가면 전셋값도 함께 올라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서 보증금을 내줄 수 있는데 집값이 안정되면 깡통 전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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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시장에서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높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이번 부동산 하락기의 큰 차이는 전세가 비율이 높다는 점으로 수도권이 20%포인트 높다"며 "전세가 비율 상승은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무이자로 돈을 많이 빌려줬다는 의미로 깡통 주택이 되면 세입자가 위험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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