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들 책임 회피하기 위한 지체상금 부과 등 문제
불합리한 규제 완화·책임회피 공무원 의식 바꿔야

무분별한 방산전시회에 ‘K-방산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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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K-방산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규제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적인 사례가 탄약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방수지다. 감사원은 지난해 ‘탄약 조달 및 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국방규격과 다른 탄약지환통이 1973년 이후 48년동안 군에 납품됐다고 지적했다. 탄약지환통은 탄약을 외부충격에서 보호하고 습기·결로에 의한 부식을 막는 포장재다.

하지만 기업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환통에는 방수지 역할을 하는 이중 크라프트지가 2장이 들어가야 하는데, 국방규격이 만들어질 당시 군에서 개발을 하지 못해 크라프트지 1장 또는 일반판지 2장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방산기업들은 이 규격에 맞춰 생산을 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해당 업체에 수백억원의 지체상금을 부과했다. 지체상금이란 일종의 벌금이다.


최근 3년간(2019~2021년) 방사청이 부과한 지체상금을 보면 해마다 늘고 있다. 2019년 1286억원(5건)에서 2020년 3062억원(8건), 2021년에는 3236억원(6건)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방사청과 업체간 소송도 줄지 않고 있다. 2019년 48건에서 2020년 42건으로 소폭 감소한 후 지난해에는 57건으로 다시 늘었다.

방산관련 정부기관들의 방산전시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년전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도 한 대형전시회가 열려 행사에 동원된 장병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유도무기 ‘현궁’의 오발사고도 발생했다. 하지만 주관사는 이름만 바꿔 올해도 개최될 예정이다. 주관사 특정인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도 변함없다. 이렇게 매년 개최되는 국방관련 기관들의 세미나와 전시회만 수십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전시회에 수억원을 들여 참가하지만 해외 바이어들과의 수출성과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며 "국방기관장들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고 방산보다 수익을 위한 민간업체의 행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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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방산기업을 찬밥신세로 전락시킨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최근 군은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전투단’ 선포식을 개최하면서 방산기업 대표들을 초청했다. 방산기업에서 생산된 신규 무기체계의 명명식 때문이었다. 기업 대표들은 전날 제주도에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최한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 종합학술대회에 참석하자마자 달려갔다. 하지만 군은 방산기업 대표들과 인사는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무기체계를 생산한 업체지만 명명에 대한 의견조차 묻지 않았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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