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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상추·대파 직접 키운다…홈 가드닝 이어 홈파밍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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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17% 오른 신선채소…폭우 피해로 가격 더 오를 듯
'홈파밍' 열풍에 모종·씨앗류 판매량↑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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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오정민씨(30·가명)는 아파트 베란다를 활용해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었다. 허브와 상추 등을 키우는 고씨는 집에서 요리할 때 종종 이를 따와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혼자 살다 보니 채소를 사도 다 못 먹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요즘같이 채솟값이 비쌀 때 버리면 아깝지 않나. 집에서 직접 키우니 필요한 만큼 따다 먹을 수 있고,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고물가 여파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알뜰족'이 늘면서 '홈파밍(Home farming)'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홈파밍은 상추, 깻잎 등의 작물을 직접 수확해 먹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초 대파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행했던 '파테크(파+재테크)' 또한 홈파밍의 일종이다. 이 같은 열풍에 관련 상품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집에서 다양한 채소를 키우는 '홈파밍족'의 사진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베란다·옥상·마당 등 자투리 공간을 텃밭으로 활용해 상추, 방울토마토 등의 작물을 직접 키우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에 '베란다텃밭'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약 6만1000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옥상텃밭' 역시 약 3만개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이에 홈파밍 관련 상품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 위메프가 최근 한 달(7월10일~8월9일)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종과 씨앗류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상추 모종과 대파 모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197%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무씨(27%)와 고추씨(67%)도 증가했다. 부자재인 분갈이 흙(34%)과 원예가위(176%) 등의 판매량도 동반 상승했다. 위메프 측은 물가상승에 따른 '무지출 챌린지(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행위)'가 홈파밍 열풍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홈파밍'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최근 인스타그램에 '홈파밍'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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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채소값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채소 물가는 전월대비 17.3%, 1년전 대비 26%나 올랐다. 특히 최근 발생한 폭우로 농작물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채소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있다는 직장인 유슬혜씨는(27·가명) "방울토마토가 비교적 관리가 쉬운 작물이라고 해서 지난달부터 키우고 있다"며 "정성을 쏟은 만큼 잘 자라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쉽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물을 키워 공간을 꾸미는 '홈 가드닝(Home Gardening)'이 주목받기도 했다. 홈파밍 또한 이의 연장선상이지만, 관상용이 아닌 채소같이 실질적으로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재배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한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채소를 직접 키워 먹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채소를 직접 키워 먹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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