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發 인플레 꺾이나 했더니…러 폭격에 우크라 최대 농업 재벌 사망
밀·옥수수 가격 우크라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
곡물 수출 합의에도 러 흑해 항구 도시 폭격 지속
미콜라이우 폭격으로 최대 농업기업 대표 부부 사망
유럽·북미 폭염도 곡물 작황에 영향 줄 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현우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최근 하락하면서 곡물발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 9월 인도분 가격은 부셸당 8.07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밀 선물 가격은 최근 8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가격 수준으로 하락했다. 밀 선물 가격은 전쟁이 발발하면서 3월 초와 5월 중순에 잇달아 부셸당 13달러 선을 위협했으나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CBOT 옥수수 선물 가격도 부셸당 6.1625달러로 지난주 거래를 마쳐 전쟁 발발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지수는 아직 전쟁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보다는 3%가량 하락한 상태다.
5월부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긴축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였고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항 곡물 수출에 합의하면서 곡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밀 수출의 28%, 옥수수 수출의 15%를 담당했다.
JP모건 체이스는 2분기에 13%를 기록한 세계 식품 가격 상승률이 4분기에는 절반 수준인 5.5~6% 정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곡물 가격이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흑해항 곡물 수출에 합의한 뒤 되레 흑해 항구 도시를 대상으로 공습을 계속 하면서 수출 재개 약속을 이행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곡물 수출 재개를 앞두고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지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미콜라이우에 가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니뷸론 대표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 부부가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간밤의 폭격으로 바다투르스키 부부 외에도 민간인 3명이 다친 가운데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12발이 주택과 교육 시설을 공격했다고 텔레그렘에서 말했다. 그는 "이번 폭격이 전쟁이 시작된 후 가장 심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바다투르스키는 2016년 기준 재산 총액이 7억1000만달러(약 9300억원)로 현지 매체가 집계한 우크라이나 부호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던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곡물 재벌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니뷸론은 미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기업이다.
미콜라이우는 오데사와 가까운 주요 곡물 수출항이기도 하다. 흑해 곡물수출 재개를 앞두고 흑해 인근 항구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이 강화되면서 곡물 수출이 계속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실은 이르면 현지시간 1일, 늦어도 2일부터는 흑해를 통한 곡물 출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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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폭염도 작황에 영향을 미쳐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농무부는 세계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내년에 각각 1%, 2.6% 줄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은 41% 급감하고 수출량은 절반으로 줄 것으로 미 농무부는 예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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