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빈자리는 샤오미가"…글로벌 기업들 떠난 러시아서 발 넓히는 中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최근 중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반도체나 원자재 등의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기업이 철수한 러시아 시장에 중국 기업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았던 분야의 빈자리를 중국 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올 1∼5월 러시아에 수출된 중국산 반도체 규모가 5000만달러(약 662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 외에 프린트 기판과 같은 부품류나 산화알루미늄 수출도 대폭 늘었다. 산화알루미늄은 군사 무기 생산과 항공우주 분야의 주재료 중 하나인 금속 알루미늄을 만드는 데 쓰인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산화알루미늄 수출은 올해 5월 15만3000t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27t)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는 상당수 중국 기업이 러시아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조달하기 힘들어진 기초 소재의 공백을 메우는 데 중국이 일조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 2월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기업이 철수한 자리에 중국 기업이 자리 잡으면서다.
특히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분야에서의 점유율이 늘었다. 그간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애플이 러시아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삼성도 지정학적 이유로 최근 러시아에서 상품 출하를 잠정 중단시켰다.
이들 기업의 빈자리는 중국이 차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샤오미나 리얼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증가해 61%로 집계됐다. 반면 기존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는 31%에서 18%로 감소했다. 애플도 11%에서 5%로 줄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 아프토스타트 인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16.9%로 지난해 같은 기간(6.9%)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3위였던 일본(12.3%)을 제치고 러시아(25.2%)와 한국(24.7%)에 이어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서방 제재로 현대나 기아, 닛산 등 기존 인기 브랜드가 러시아 내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중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중국의 러시아 시장 진출은 패션업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중이다. 또 중국 기업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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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효과가 상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이런 행태가 수출 통제 등을 동원해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낮추려는 서방의 노력을 방해할 것을 우려했다. 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을 자세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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