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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은 이제 일상이다. 취임 후 두 달여간, 몇 차례 오전 지방 일정을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례화됐다고 보는 게 맞다. 상황에 따라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이뤄지는 단문단답이라 오해의 소지가 많지만 기자들과 각본 없이 주고받는 질답은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도어스테핑에서 찰나의 표정은 대변인의 백브리핑을 대신하기도 한다. 나흘전, 자진사퇴한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성희롱 발언 논란에 엮인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지적에 윤 대통령은 손가락까지 치켜세우며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말한 후 등을 보였다. 당연 기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尹'이라는 톤의 수십개 기사들이 쏟아지는데는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이날을 기점으로 도어스테핑에 대한 대통령실과 여권의 판단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여전하지만 민감한 질문에 여과없이 쏟아내는 대통령의 답변에 참모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도어스테핑을 통해 '국민의 궁금증에 매일 대답하는 대통령으로 안착한 것 같다'는 대통령실의 자평과 달리 여론의 흐름에도 날이 서 있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유념치 않겠다"고 답했지만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수십년간 청와대에서 쌓인 정치 문법을 깬 파격적인 소통 행보와 달리 윤 대통령의 노력이 전혀 도움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태도에 있다. 최근의 인사 검증 과정과 검찰 출신 편중 인사에 대한 지적, 이보다 앞서 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 논란을 일으킨데 대해 모두 '前 정권'과 비교를 먼저 던져 스스로 우위에 오르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 정권의 허물을 미끼로 던지는 과정에서 결국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행동까지 나오며 여론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과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사흘만에 기자들 앞에 선 윤 대통령의 표정은 밝았다. 연이은 지방 일정으로 이틀 연속 도어스테핑을 생략한 사이, 신모씨와 6촌 등 비선 논란이 극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면돌파' 의지로도 읽힌다. 이날 윤 대통령은 비선 논란에 대해 "정치 시작때부터 함께 해온 동지"라며 사흘전과 달리 논란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대승을 거뒀음에도 윤 대통령은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며칠 뒤 물가대책에 대해서는 "공급 부문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취하려고 한다"며 방향성도 제시해 국민들의 불안을 덜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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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피하고 정책만 제시하라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매일 아침 출근길이 진영 대결을 부추기는 장으로, 언론플레이의 장으로만 활용되면 국민들의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만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대통령은 물론 기자들 역시 도어스테핑의 순기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선은 모두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논란에 대한 해명의 창구로만 쓰이면 결국 첩첩이 쌓여지는 논란으로 언론은 물론 국민들의 피로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 배경환 정치부 차장 khbae@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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