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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맙습니다"…숭고한 생명 나눔 '장기기증'

최종수정 2022.07.06 16:31 기사입력 2022.07.06 09:53

'새로운 삶' 선물하고 떠난 장기기증자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추모공원 생겼으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늘어나야"
가족지원 서비스를 통해 금전적·심리적 지원받을 수 있어

故송아신 씨의 생전 모습. 남에게 베푸는 일에 늘 앞장섰던 아신 씨는 신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진=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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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저는 죽으면 장기기증을 할래요."


지난 2013년 봄, 뇌사 판정을 받은 송아신 씨는 그렇게 사랑을 실천했다. 아버지 송종빈 씨는 딸의 숭고한 희생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하니,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부산의 한 자치단체에서 IT 교육 강사로 일하던 최창혁씨(29)가 뇌사 판정을 받자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가족은 최씨의 죽음이 가슴 아팠지만, 다른 이들이 새 생명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한다. 최씨의 심장, 간, 신장은 지난 2일 적출 과정을 거쳐 장기를 필요로 하는 5명에게 이식됐다.


또 배우 김지수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1년 전 자신에게 골수를 이식받았던 환자의 근황을 공개하며 장기기증을 독려했다. 김 씨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도 가고 여자친구도 생겼다더라, 결혼한다 얘기도 들었다더라 등 그런 소식들을 우연히 접할 때마다 그 친구와 저의 인연이 정말 보통 인연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면서 "만나서 한 번이라도 안아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라고 감회를 전했다.


◆ 꺼져가는 생명 살리는 장기기증…장기이식 못 받아 사망하는 사람 하루에 7명

전국 병원은 뇌사추정자 발생 시 한국장기기증원에 연락한다. 뇌사 추정자 평가와 장기기증 설득을 위해 코디네이터가 투입된다. 장기기증의 첫 단계다. 코디네이터는 수술, 적출, 영안, 장제까지 전반적인 절차를 담당한다. 뇌사자의 인체정보와 의무기록을 열람한 뒤 장기이식대기자 리스트를 확인한다. 서면동의서를 작성하면 본격적인 장기기증이 시작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총 210만3263명으로 전 국민의 약 4%가 희망등록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뇌사자 1인당 평균 장기기증 장기 수는 3.34개(이식받은 수혜자 기준)다. 한 명의 장기기증자로 최소 3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장기기증은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2021년 말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3만9천261명이다.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2019년 3만29990명, 2020년 3만5852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행정안전부 2021년 추계인구 기준으로 한국의 인구 백만 명당 뇌사기증자 수는 8.53명이다. 국제장기기증 및 이식 등록기구에 기록되어 있는 미국 38.03명, 스페인 37.97명, 영국 18.68명에 비해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렇다 보니 장기이식을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환자도 매년 늘고 있다. 연도별 이식대기 중 사망자는 2019년 2144명, 2020년 2194명, 2021년 2480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하루에 7명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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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동의율 30~40%" 장기기증 문화 숙제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캠페인을 통해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홍보와 교육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을 높이고자 '그린라이트 장기기증 캠페인'을 하고 있다.


초록색은 장기기증을 상징하는 색이다. 지자체와 손을 잡고 서울 양화대교, 부산 광안대교 등 다리에 초록색으로 점등한다. 최근에는 프로축구연맹, 국립산림치유원 등 병원 외 기관과 업무 협약을 시도하고 있다.


문 원장은 실제 기증사례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장기기증 희망등록 사실을 가족과 공유하고 당사자의 결정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동의율이 30~40% 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뇌사 장기기증 가족 동의율은 2015년 51.7%에서 2018년 36.5%, 2019년 6월 31.5%로 감소하고 있다. 본인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더라도 가족이 반대하면 장기기증을 할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가 2021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의향을 설문한 결과, 장기기증 거부 의향을 밝힌 이유로▲인체훼손에 대한 거부감(33%), ▲막연히 두려워서(30.4%), ▲사후처리나 예우 등이 부족해서(16.5%)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문 원장은 "유가족을 위한 서비스는 중요하다"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드릴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기증자 예우로 '가족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전적으로는 검사비, 의료비 등 기증을 위한 수단 비용이 지원된다. 장례 절차와 장례비 일부 지원도 포함된다.


故송아신 씨 아버지 송종빈 씨. 현재 한국기증자유가족 본부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장기기증 유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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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기증 큰 보람…장기기증자 추모공원 만들어지길"


30대 딸을 보내고 장기기증을 한 송종빈 씨는 딸이 없는 현실에 우울감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딸이 없는 현실도 힘들었지만, 정작 송 씨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사회 분위기였다고 한다.


장기기증이 숭고한 희생이자,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는 희망적인 일이지만, 당시 장기기증을 언급하는 문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송 씨는 유품을 추억앨범으로 만들거나 '추모의 밤'에 참석해 다른 유가족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우울감을 회복했다.


장기기증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송 씨는 '추모 공원'을 꼽았다. 군인, 경찰, 소방관이 국립묘지에 안치되듯 장기기증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 송 씨의 작은 꿈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장기기증자를 기억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장기기증자의 죽음이 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송 씨는 현재 한국기증자유가족본부 이사직을 맡고 있다. 장기기증을 실천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기증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가족 사랑나눔방을 통해 전국 장기기증 유가족을 연결하고 이식 수혜자와 유가족끼리의 서신을 돕는다.


송 씨는 장기기증을 고민하고 있는 가족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장기기증을 하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고, 당사자는 잘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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