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다가오는데…세입자 주거 불안 어떡하나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전월세 값 크게 오를 가능성
전문가 "전세 매물 충분히 늘려야"
[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세입자가 전ㆍ월세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데다 집주인이 신규 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에게 늘어난 금융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도 큰 탓이다.
2020년 7월 이후 한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이 오는 8월 대거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년 전에 임대료를 5% 이내로 제한 인상했던 임대인들도 전ㆍ월세 값을 대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임차인으로선 사실상 4년간의 시세 상승분을 한꺼번에 떠안게 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6억3224만원)은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2020년 8월(4억6795만원)과 비교해 35.1% 급등했다. 지난 2년간 임대료를 자유롭게 올릴 수 없게 된 임대인들이 첫 계약 과정에서부터 전ㆍ월세를 높게 설정하고 나섰다.
당장 수개월 내 새로운 전ㆍ월세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대출을 통해 집값을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세입자들은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무주택 상태로 전세에 거주하는 가구의 이자 비용 지출은 월평균 11만3006원으로 1년 전(9만1668원)보다 2만1337원(23.3%) 늘었다.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세입자의 이자 부담은 이보다 커질 전망이다.
‘빚투’, ‘영끌’ 등으로 주택을 매수한 집주인이 늘어난 금융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대에 들어섰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3년간 계속된 저금리 시절에 낮은 이자율로 주택을 매수한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늘어난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이나 이자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이 이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는 주거지를 외곽으로 옮기는 등 주거 취약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유통 매물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매물이 적은데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을 경우 세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이라면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유통 매물을 충분히 늘려야 한다. 8월에 발생할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의 부담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는 중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최씨(44)는 “전세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와서 얼마 전 집주인과 의논했는데, 전세금 9000만원을 인상한다는 통보를 들었다”면서 “이미 2억원 전세대출이 잡혀 있어서 이자가 한 달에 20만원가량 늘었는데 여기에 또 1억원 가량을 대출받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더 이자를 부담해야 할지 까마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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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21일 임대료를 5% 이내로 인상하는 상생 임대인에게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에 필요한 2년 거주 요건을 면제해주기로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실거주 조건을 완화해주는 방식으로 전세 매물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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