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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가격지수 사상 최고, 70년 만에 중립국 지위 포기, 41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28년 만의 기준금리 0.75% 인상…. 최근 나오는 기사 헤드라인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정말 역사적인 순간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 경제를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식량과 에너지 공급 위기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은 특히 그렇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말을 빌리자면 물가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99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 기준금리 인상)을 밟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월에도 다시 한번 0.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공포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겪고 있다. 초긴축은 미국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발표한 지난 16일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50% 기습 인상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여러 경로로 우리 경제에도 파장이 전달될 것이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자본 유출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던 28년 전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겪었다. 3년 뒤인 1997년엔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에 위기가 찾아왔고 그 여파는 한국의 IMF 외환위기로 이어졌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러시아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이 터졌다.


이번에도 위기는 약한 고리에서부터 찾아올 것이다. 이미 국가 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는 경제 규모가 작아 글로벌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터키, 파키스탄과 같은 신흥국에 문제가 발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급격한 금리 상승발 자산붕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7%를 넘어 연말에 8%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경우 한국은 주식, 가상화폐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 충격을 겪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부채를 늘린 기업들도 비상이다. 저금리와 각종 정부 시책으로 양산된 ‘좀비기업’들은 정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건실한 기업들 역시 급격히 늘어난 조달 비용에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풀었던 돈을 회수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후퇴할 것이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우리 주변국들의 경제 상황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완화적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봉쇄로 경제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도 계속 돈을 풀고 있다.


한국의 재정·통화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을 따라 큰 걸음을 걷자니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고 그렇다고 치솟는 물가를 손놓고 볼 수만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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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는 현 상황을 ‘복합 위기’로 진단했다. 이 위기를 큰 충격 없이 넘길 수 있는지는 현재 한국의 경제 체력에 달려 있다. 평소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어떠했는지, 포퓰리즘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지 정부와 통화당국은 자문해보길 바란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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