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산재 신청 2배 급증…실제 인정은 절반에 불과
직장갑질119 "신청 건수 100건 넘은 건 통계 시작 이후 처음"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극단적 선택으로 산업 재해(산재)를 신청한 건수가 일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질환 사망(극단적 선택)으로 신청된 산재 건수는 총 158건이었다. 이는 직전 해인 2020년(87건)보다 81.67%나 증가한 것이다.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산재 신청 건수가 100건을 넘은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 47건 ▲2015년 59건 ▲2016년 58건 ▲2017년 77건 ▲2018년 95건 ▲2019년 72건 ▲2020년 87건으로 매번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신청 건수가 세 자리를 훌쩍 넘긴 것이다.
일반 직장인 외에 정신 질환으로 사망한 공무원의 순직 신청 사례도 26건이었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극단적 선택률이 가장 높으며 이들 중 절반은 직장인"이라며 "그만큼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장인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산재 인정률은 낮은 편이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 산재를 신청한 158건 중 산재 인정을 받은 건 88건(55.7%)으로 2020년(61건, 70.1%)보다 14.4%P 줄었다.
▲2013년 37.7% ▲2014년 29.8% ▲2015년 37.3% ▲2016년 34.5% ▲2017년 57.1% ▲2018년 80.0% ▲2019년 65.3%를 기록했던 산재 인정률이 50%대를 기록한 건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공무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신 질환으로 순직을 신청한 사례 26건 중 실제 산재 인정을 받은 건 10건에 불과하다.
지난 2019년 7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장 내 괴롭힘과 정신질환 간 인과관계가 있어야 산업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거나 정신병원의 진단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상대방이 괴롭힘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많아서 산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증명 책임을 완화하고, 산업재해 인정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다양한 정신질환을 법에 열거해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