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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기다려라" 주택구입 만류한 파월…美 고가주택 거래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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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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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집을 살 계획이 있다면 약간의 재조정(a bit of a reset)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주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 직후, 미국인들의 주택구입과 관련해 밝힌 내용이다. 중앙은행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언급하며 주택 구매를 만류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경고는 최근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13년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고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급격한 긴축과 경기침체 공포감으로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다음은 부동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지난 10~1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5.78%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주 모기지 평균 금리(5.23%)와 비교하면 불과 한 주만에 0.55%포인트나 치솟았다. WSJ는 이러한 주간 상승폭은 1987년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2021년1월에는 2%대 중반이었다.


Fed의 긴축 사이클이 본격화하고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최근 미국 내에서는 주택 수요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샘 케이터 프레디 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급격히 올랐다”며 “대출금리 상승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달아오른 주택 시장의 열기를 식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5월에 미국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한 미국인은 모기지 평균 금리가 3% 수준이었던 지난해 5월과 비교해 매달 모기지 비용을 740달러(약 96만 원)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인들로선 주택 구입에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주택시장의 찬바람은 신규 착공에서도 확인된다. 5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155만건(연 환산 기준)으로 전월보다 14.4% 감소했다. 전문가 전망치(169만건)에 못 미쳤고, 감소 폭이 코로나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향후 주택 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5월 신규 주택 허가 건수 역시 전월보다 7% 감소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전미주택건설업협회의 6월 주택시장지수는 67로 2020년 6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레드핀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대릴 페어웨더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 주택시장이 악화하고 있다는 그림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가 주택시장에서도 거래량은 확연히 줄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을 인용해 지난 2~4월 시장 가격 상위 5% 내인 고가주택 거래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지역별로는 뉴욕주 나소카운티(-43.5%),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35.1%), 텍사스주 댈러스(-33.9%), 텍사스주 오스틴(-33%),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32.8%)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뉴욕 맨해튼에서 고가주택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한 중개사 역시 WSJ에 작년 말 고가주택 거래량은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였으나 올해 5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들어 고강도 긴축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며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부동산 시장에 여파를 미칠 것을 우려한 매수자들이 고점에 발목 잡힐 것을 우려하며 주택 구입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주택 중개사는 고가주택의 경우 금리에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금융시장의 조정이 결국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학자들은 주택시장 지표가 악화한 이후 대부분 경기침체가 발생해왔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일부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밝힌 것 역시 일부 거품이 낀 부동산 자산 가격 급락을 예고한 셈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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