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제5공화국(1980~1988) 전두환 시대에 국가안전기획부 부장 다섯명이 주도한 정치공작 야당탄압 선거개입 인권유린의 음모 비화를 파헤친다. 전두환 집권 8년의 5공 역사를 다룬, 2020년 영화화되면서 큰 주목을 받은 저서 ‘남산의 부장들’의 후속편으로 전편에 수록되지 않은 비화를 다수 전한다.

[책 한 모금] 그날의 비화 ‘5공 남산의 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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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오전 10시, 신군부의 12·12에 이은 2차 조용한 쿠데타가 펼쳐진다.

(정치학자들은 전두환 신군부가 79년 12·12 쿠데타와 80년 5·17 쿠데타, 2단계

쿠데타(Two-phased coup d’etat)로 권력을 탈취했다고 기록한다.)

국방부 제1 회의실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가 열렸다. 각본대로 국방부 장관 주영복, 합참의장 유병현을 위시한 참석자들이 좌정했다.

이희성, 진종채, 윤성민, 황영시, 차규헌, 노태우, 정호용, 박준병 같은 실세의 굳은 얼굴들이 보이고, 김윤호, 윤흥정, 김홍기, 김상태, 최영구, 최영식, 전성각, 강영식, 박노영, 안종훈, 정현택, 구득현, 김종숙, 권익검, 전창록, 김종곤, 이종호, 정원민, 김정호, 이은수, 이상해, 최기득, 최중하, 윤자중, 이희근, 김용수, 김인기 장군 등이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했다.

다들 전두환 일당이 무슨 일을 꾸밀지는 예감하고 있었다.

그에 앞서, 이른 아침 주영복 국방부 장관은 권정달 보안사 처장을 통해서, 전두환(중정 부장 겸 보안사령관) 신군부의 시나리오를 시달받았다. 〈1. 전국으로 계엄을 확대하고, 2. 국회를 해산하며 3.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는 건의〉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도록 촉구한다. 다만 회의에서 그런 논의만 하고 백지에 서명만 받는다. (1권 146~147p)

검찰도 역사적인 치욕을 당했다.

담당 검사와 부장검사 등 2명이 파면되고 이창우 서울지검장과 조용락 남부지청장이 지휘 책임을 지고 면직되었다. 이창우 서울지검장은 농장을 경영하다가 1990년에야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고, 조용락 남부지청장도 1983년 곧바로 변호사 사무실을 내지 못하고 84년에야 개업할 수 있었다.

안기부의 진짜 표적은 ‘검찰’이었다.

안기부 보고서는 1983년 2월 12일, 외화 밀반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 사항에 대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결과는 검찰 수사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안기부는 검찰이 ‘돈 없는 서민은 학대 가혹 고문 행위’를 하고 ‘돈있는 범법자는 우대’하여 일부 피의자들에게 물고문하고 구타한 데 반해, 이경자 등에게는 지나친 특별 대우를 베풀었다고 비난했다.(2권 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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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남산의 부장들 | 김충식 지음 | 블루엘리펀트 | 344쪽 | 1만9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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