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플레이션에…韓日 정반대 노선, 왜
금리 올리는 한국, 더 낮추겠단 일본
세계적 인플레이션 공포 속 다른행보
日 막대한 국가부채…금리인상 제한
오랜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 오히려 ‘통화정책 추가 완화’를 언급하며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원자잿값 상승과 미국의 양적긴축으로 인한 자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슷한 국제 환경 속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대응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3일 주요 외신과 일본중앙은행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공포에도 마이너스 금리(-0.10%)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와카타베 마사즈미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1일 금융경제간담회에서 최근의 물가상승은 통화정책 이외의 조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경기가 악화할 경우 추가 완화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과는 전혀 다른 대응이다. 한은은 국제유가와 식료품 가격 등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기준금리를 높여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한은은 지난 10개월간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해 1.75%까지 끌어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앞으로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금리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 중이나 물가 상황이 양호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1%로 우리나라보다는 낮지만 7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물가지수는 전년대비 10% 올라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달러에도 낮은 금리가 유지되자 엔화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은 20년 만에 최고인 130엔을 넘나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 때부터 엔저를 기반으로 한 ‘아베노믹스’를 통해 수십년간 이어져온 경제침체를 벗어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저가 수입부담을 높여 물가상승 압력만 키우고 수출효과는 예전만큼 크지 않아 ‘나쁜 엔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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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급증한 재정 적자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정부의 국채 잔액은 약 1000조엔이다. 이 상황에서 금리를 높인다면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부담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10여년간 유지해온 금융 완화 정책을 뒤엎는 것도 쉽지 않다. 일본에서는 기준금리를 높일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의 주요인은 물가 차에 따른 통화정책 전망과 무역수지 적자 심화"라며 "하지만 4월 금융정책위원회 회의록에서도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이어갈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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