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자료 제출' 놓고 여야 공방… 100분간 질의 문답 시작도 못한 채 정회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김대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초반부터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둘러싼 여야 위원들의 공방으로 공전됐다.
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모두 발언 직후 여야 위원 10여명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100분 가까이 지나도록 후보자에 대한 질의 답변을 시작하지 못한 채 오전 11시38분 정회됐다.
여당 위원들은 한 후보자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 진행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 위원들은 "자료 요청은 후보자가 아니라 기관에 해야 하는 것"이라는 과거 여당 송기헌 위원의 발언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자료 미제출 사례를 언급하며 맞섰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민주당 소속 김영배 위원은 "공익 수호자라 불리는 국무위원인 법무부장관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와 답변이 너무 부실하다. 도저히 검증이 불가능할 정도다"라고 했다.
김 위원은 "본인의 일체의 자료를 지금 거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정감사도 있기 때문에 이게 그냥 회피하고, 숨기고 '지금 이 시기만 모면하면 된다', 이런 태도로 하시면 아주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민주당 소속 이수진 위원은 "제가 이번 인사청문회 만큼 이렇게 자료 제출을 안 한 걸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의구심만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후보자 검사 근무 당시부터 2004년 이후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출입국 기록, 후보자 및 배우자의 국적변동 사항 이거 왜 안 줍니까"라고 물었다.
또 김 위원은 "후보자 직계비속의 각종 추천서 신청 및 활용 현황, 후보자 직계비속의 인턴활동 일체, 후보자 직계비속의 봉사활동 일체, 이것은 삭제된 블로그 기사에 따르면 후보자 자녀가 2만 시간 봉사활동 토대로 서울시장상, 인천시 산하 무슨 단체장 상을 받았다고 적고 있으니 이 부분 확인하기 위해서 자녀 과외활동 관련해 각종 추천서 인턴활동 봉사활동 내역 일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은 누구보다 준법 의식이 강해야 되고 자기가 법을 잘 지켰으니 법무부 장관을 시켜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은 "각종 기사에서 이런 의구심 일어나는데 자료 제출을 안 한다"며 "장관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도대체 뭘 보고 판단을 하느냐"고 했다.
민주당 소속 김남국 위원은 "최근에 언론에서 한동훈 후보자 자녀 논문에 대한 문제 의혹제기가 있었다"며 "논문 개수, 전자책 개수, 발간 개수만 봐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의학, 경제까지 통할하면서 이런 논문을 작성했을 수 없다라는 것이 상식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사 수준 이상의 정도는 돼야 이런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라는 게 상식적인데 그러한 상식적인 의혹 제기에 후보자는 처음에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것처럼 표현하는 건 의도적 프레임이고 왜곡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외부 조력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며 "그런데 어제 나온 해명 그냥 첨삭하고 조언을 해 준 정도가 아니라 케냐 작가가 아이 대신 했다는 것이다. 문서에 정보가 들어가 있고 심지어 작성한 날짜, 구체적인 정황까지 드러나 있다. 처음 외부 조력 안받았다고 하는 해명은 거짓 해명이고, 알고서도 거짓말 한 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 대해서 저희가 청문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려면 이 명백한 거짓말에 대해서 국민 앞에서 사과 먼저하고, 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 자녀가 봉사활동 몇 시간 부족하다고 하면서 기소를 한 사실이 있다. 수사하고 압수수색하면서"라며 "그런데 후보자 자녀의 단체가 2만 시간 이상의 봉사활동 한 것에 대해서 검증을 하겠다고 자료 요청을 했는데 자료를 안내고 있다. 봉사 내역 등 전체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 같은 민주당 소속 위원들의 공격에 국민의힘 위원들은 인사청문회법상 자료제출 요구는 후보자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민주당이 요청한 자료 중에 황당한 것들도 포함돼 있다며 맞섰다.
국민의힘 소속 김형동 위원은 "제가 회의록을 찾아보고 그대로 읽겠다"며 "'인사청문회법 제12조를 보면 자료 요청은 후보자에게 할 수 없고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기타 기관에 요청하도록 돼 있다. 어떤 자료를 후보자한테 내놔라 마라 하지 마시고 뒤에배석하고 있는 기관들한테 제출하라 이야기해라' 이렇게 발언하신 분이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 송기헌 위원이 한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추 전 장관 청문회 당시 이런 전제를 달고 개인정보 관련 (자료) 전부 비동의했고, 본인자료, 증인채택 0건으로 기록됐다"며 "박범계 장관 청문회 때도 자녀 병력이나 부동산 거래 내역에 대해 본인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오늘 인사청문회도 당연히 국회법과 기존 진행됐던 우리 위원회의 기준과 절차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걸 보면, 대부분 이와 관련 없고 제출 불가능한 황당한 자료 요구도 상당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의 발언 도중 민주당 이수진 위원은 "그게 왜 황당합니까. 제가 황당하다는게 법적 근거가 있습니까"라며 고성을 내기도 했다. 김 위원은 "황당하다는 표현을 썼던 것은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며 사과했다.
김 위원의 지적에 대해 송기헌 위원은 발언 기회를 요청 "인사청문회법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 같다"며 "자료 요구는 위원장에게도 할 수 있고, 위원장이 기관에 해야 되는 건 맞다"고 했다.
송 위원은 "개인자료를 제공 못하는 이유를 본인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 경우가 많아서 저희들이 자료제출 요구할 때 위원장께 그런 부분을 촉구드리는 것이다"라며 "인사청문회에서 꼭 필요하다면 개인에게 동의해달라고 촉구해달라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청문회를 하다 보면 후보자 개인에게 바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게 있는데 위원장님께 하시고 혹시 개인 동의가 필요하다면 그점에서 후보자 개인에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지만 원칙은 위원장님께서 후보자님께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촉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상 자료를 제출해야 되는 사람은 본인이 아니라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그리고 기타 기관이다"라며 "어떤 가족의 동의가 없다고 해서 미제출된 사례는 너무너무 많다. 지난번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요청한 자료 458건을 답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위원은 "자료 요구 갖고 논쟁 되는 걸 보면서 사실 참담하다"며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보 5년 동안에 우리 국회 무시하고 장관 임명한게 34명이라 알고 있다"고 했다.
"그때 우리 앞에 계시던 분 이름 한명도 거명 안하겠다. 여러분 한 말 화면에 띄우려고 파워포인트 가져왔는데 안 띄우겠다"며 "'정책 전문성, 도덕성 (검증)하자. 가족 털기, 망신주기 하지말자. 여러분 직접 하신 말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뭐라고 했느냐. '불법도 없는데 의혹 제기만으로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여러분 웃어가면서 다 그렇게 했다"며 "오늘은 180도 바뀌신겁니까. 전부 부정하시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민주당 소속의 박광온 법사위원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형수 위원은 "진짜 의사진행 발언을 하겠다"며 "위원장님, 의사진행 발언이 무엇입니까. 의사진행 발언에서 본 질의에서 할 질의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위원장이 (의사진행과) 무관한 발언을 제지하는게 책무"라며 "그 책무 잘 못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정말로 발언이 의사진행 발언인지 적절하지 않을 때는 의사진행 발언이 아니라 본 질의 때 해달라고, 그렇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광온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박 위원장은 "의사진행 발언과 함께 자료 요청에 관한 발언이 있기 때문에 그점을 감안해서 들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김종민 위원과 송기헌 위원 등은 한 후보자의 모두 발언과 야당 위원들의 발언 도중 '검수완박' 표현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계속 이어지며 이날 인사청문회는 시작한지 1시간40분이 지나도록 한 후보자에 대한 질의 문답을 시작하지 못한 채 여야 간사간 협의를 위해 오전 11시38분께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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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는 11시50분 다시 속개될 예정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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