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 아시아경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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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10년 만에 꾸린 인수위’ ‘대선승리 후 8일 만에 출범한 가장 빠른 인수위’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출범 49일 만에 용두사미로 끝났다.


인수위가 지난 3월18일 출범한 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능력 있는 인사들을 기용해 신속한 코로나19 손실보상, 병사 월급 200만원 즉시 실현, 여성가족부 폐지 등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을 국정과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공약 실현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는 "내가 대선 때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할 정도로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인수위의 110대 국정과제를 뜯어보면 주요 공약은 상당 부분 수정·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주목을 받은 온전한 코로나19 손실보상의 경우 온전한 보상 추진과 긴급 채무조정 추진, 대환보증 신설 등 구체적 방안은 내놨지만 보상액수 결정은 새 정부에 미뤘다.


윤 당선인의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의 관심을 끈 병사 월급 200만원도 후퇴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당선되면 병사월급 200만원을 즉시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인수위는 2025년까지 병사 월급 인상 및 자산형성 프로그램 방식으로 200만원을 맞추겠다고 말을 바꿨다.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는 여전히 새정부가 추진하겠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발표된 국정과제에서는 아예 빠졌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조직법을 바꾸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수위가 초반부터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한 것도 실책으로 꼽힌다. 첫 과제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신구 권력 갈등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후반부에는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추진과 국민의힘 및 인수위의 대응으로 시선을 빼앗겼다.


인수위 사상 처음으로 현 정부의 인사기록과 인사관리시스템을 이용했다고 자부한 인사검증은 부실함마저 드러나고 있다. ‘아빠·남편 찬스’ 의혹,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의혹, 술집 논문 심사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린 끝에 자진 사퇴한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도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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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윤 당선인이 기치로 내건 공정과 상식, 능력을 제 때,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용산에서 새로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사 마무리, 정책 추진마저 용두사미에 그친다면 이들이 추진할 정책에 편 들어줄 국민은 없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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