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2조 3항 "검사의 수사권 전제로 한 조항" vs "영장에 대한 검사의 사법통제 규정"
헌재 "국회의원 심의·표결권 침해 인정돼도 통과된 법률의 효력은 별개" 입장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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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 중인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효력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헌법상 검사의 ‘영장신청권’ 조항에 대한 해석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조항을 검사의 강제수사권을 헌법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수사기관의 영장에 대한 검사의 사법통제 권한을 규정한 것으로 볼지의 문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법무부에 헌법재판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헌법 제12조 3항과 제16조가 각각 체포·구속·압수·수색과 주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권자를 ‘검사’로 특정한 점을 근거로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국회의 입법행위로 인해 검사의 헌법상 권한이 침해됐다는 입장이다. 영장 청구는 당연히 수사를 전제로 한 개념이라는 논리다.

헌법 제정 당시 ‘수사기관’이었던 영장 청구 주체는 4·19 혁명 이후 만들어진 5차 개정 헌법에서 ‘검찰관’으로 바뀌었고, 7차 개정 헌법부터 ‘검사’로 명시됐다. 경찰의 영장신청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혁적으로 영장청구권의 검사 독점 조항을 5·16 이후에 헌법에 집어넣은 이유가 강제수사권을 검사에게 독점시키기 위한 것이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법 해석의 기본은 일단 문구인데 헌법 문언만 볼 때는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를 통제할 검찰의 권한을 인정한 걸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는 당연히 수사를 전제로 한 개념이기 때문에 헌법 자체에서 검사의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해석하면,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건 검찰의 주장대로 위헌이다. 반면 헌법의 영장 조항이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영장을 직접 법원에 청구할 수 없고, 검찰의 통제를 받도록 한 취지의 조항이라고 해석할 경우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아예 없애지 않는 한 위헌으로 보기는 어렵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 간에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한 다툼이 발생했을 때 헌법재판소가 이를 해결해주는 제도다.


헌재는 헌재법에 규정된 국회, 정부, 법원 등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국가기관 조항을 예시조항으로 보고, 그 외 부분기관들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일 것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았을 것 ▲헌법재판 외에 분쟁을 해결할 다른 기관이나 방법이 없을 것 등 요건이 필요하다.


검찰은 권한쟁의심판 청구의 주체를 수사권을 행사해온 검사나 검찰총장 혹은 검사에 대한 일반적 지휘·감독권과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지닌 법무부 장관 중 누구로 할지를 검토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달 말 ‘권한쟁의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국회의장의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부의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헌재에 낸데 이어 야당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침해를 이유로 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뒤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보임시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것이나 ‘회기 쪼개기’를 통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저지한 점, 법사위 전체회의에 야당과 논의했던 수정안이 아닌 다른 법률안이 상정된 점 등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헌재에서 이 같은 권한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헌재법 제66조 2항은 권한쟁의심판에 대한 판단을 하는 헌재가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만큼, 헌재가 국회가 개정 검찰청법 등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하면서 국회 의결 절차 자체가 무효라는 결정도 함께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헌재는 국회 입법절차가 문제된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이 같은 판단을 자제해왔다.


헌재는 1997년 국가안전기획부법과 노동조합법, 근로기준법 등 날치기 통과가 문제된 ‘법률안 변칙처리 사건’에서 본회의 개의일시를 제대로 통지하지 않아 야당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헌재는 “국회의 입법과 관련해 일부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침해됐다 하더라도 그것이 입법절차에 관한 헌법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법률안의 가결선포행위를 무효로 볼 것은 아니다”며 가결된 법률은 유효라고 판단했다.


결국 헌재가 검찰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인용하며 검사의 수사권을 제한 내지 박탈한 개정법의 위헌성을 인정해야 법률의 효력이 무효가 될 수 있다.


개개 검사가 직업행사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개정법에 대해 직접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린다. 검사는 공권력의 주체로서 기본권의 ‘수범자’이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과, 검사 역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일정한 기본권의 행사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 대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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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삭제돼 피해를 입게 된 고발인이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낼 경우 해당 형소법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만 이 경우 개정법 전체의 효력, 특히 검사의 수사권 박탈 문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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