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입’ 쏠린 눈·긴축 코앞·디폴트 위기 ‘분수령’…코스피 2500까지 미끄러지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증시가 숨죽이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바라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긴축 국면' 진입을 앞두고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만기국채 상환일정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겹쳐 세계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여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0.25%포인트 vs 0.50%포인트'=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FOMC 결과가 한국 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 공개된다.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그간 연준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사태로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가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찔한 물가 수위를 목도한 중앙은행들은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라며 "이번주 FOMC에서 25bp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한때 시장을 강타한 50bp(0.50% 포인트) 인상 의견은 완전히 소멸했고 25bp 인상이 매우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미 앞서 열린 파월 의장의 의회 통화정책보고로 3월 FOMC가 시장에 예상치 못한 매파적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지속돼 인플레이션도 함께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준이 깜짝 '빅 스텝'(0.5%포인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레벨업(7.9%)된 데다 우크라이나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더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방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3월 연준의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 디폴트·2500 손절보다 저가 매수= 문제는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루블화가 50%가량 폭락하고 주식거래 중단 기간을 14일에서 18일로 연장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JP모건은 러시아가 16일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만기국채 상환일정(16일)에 따른 디폴트 리스크, 3월 FOMC 긴축 우려가 작용해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변동성 투자 전략으로 코스피가 2500대에 진입할 경우 '비중 확대', 2600선 위에서 등락을 보인다면 비중 확대 시점을 늦추고 관망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2600 이하에서는 손절 보다 저가 매수가 낫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중 연준의 빅스텝을 선반영하며 코스피가 2500선대에 진입할 경우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반면 25bp 금리 인상, 일부 금리 동결 기대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2600선 위에서 등락을 보일 경우에는 비중 확대 시점을 늦추라"고 강조했다.
신영증권도 코스피 2600선에서 주식의 매도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세 가지 이유로 ▲기술적 과매도 국면까지 진행된 지수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 견고한 경제 재개 모멘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요국 배당수익률이 2~3%대까지 상승한 점을 들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리스크 지표들은 모두 과매도 영역에 도달했는데 이런 경우는 2011년 유럽 재정 위기와 2015년 신흥국 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세 차례뿐이었다"며 "올해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8~9%대의 이익 성장률이 예상되는데 올해 감익이 아니라면 분명히 매력적인 주가"라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대응 권고= 다만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코스피 2600 붕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은 상당분 축소됐고 인덱스의 이익전망 역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은 낮게 평가한다"며 "작금의 '실질 긴축'은 주가 상방을 제한하는 요소로 인식함이 더 적절할 것"이라 강조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매우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기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준은 금리 인상은 단행하겠지만 시장 우려와 달리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은 FOMC 이후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는 지속적으로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했다.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 등 경제여건과 금리인상 예상 횟수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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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FOMC에서 기준금리 50bp 인상 확률은 34%에 달하고 오는 6월까지 100bp 인상 의견도 41.4%에 달하는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인플레이션 슈팅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다"며 "기준금리 결정 결과보다는 이후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말에서 향후 통화 정책의 힌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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