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발 밤 장사 좀 하자" 자영업자들, 방역패스 중단에 '영업제한' 해제 호소
식당·카페 등 방역패스 1일 0시 잠정 중단
'QR 체크' 해제에 "손님 조금 더 다닐 것 같아" 기대
"영업 제한 풀어줘야 진짜 장사 된다" 호소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정완·강우석 인턴기자] "시간제한도 풀어줘야 장사를 좀 하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전면 중단을 하루 앞둔 전날(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먹자골목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옅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빵집을 운영하는 조모씨(68)는 방역패스 해제 상황에 대해 "해제는 해야 한다. 어차피 뭐 방역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방역패스 조정으로 인한 매출 상승 등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사람도 조금 더 다닐 테니 기대도 좀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님들, 사람들이 알아서 조심을 할 것 같다"면서 "지금은 단속한다고 되는 게 아닌 상황이니까. 너무 많이 (확진 등) 걸리고 하니까 그냥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지 지금은 아무리 단속 하려고 해도 아무 소용 없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1일 0시부터 식당·카페 등 11개 다중이용시설과 감염 취약시설, 50인 이상 모임·집회·행사에 대해 방역패스를 해제했다. 국민 자율성을 믿고 방역 체계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흥시설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 ▲경마 등의 업장 ▲식당·카페 ▲멀티방 ▲PC방 ▲스포츠경기(관람)장 ▲파티룸 ▲마사지·안마소 등 11종에 대한 방역패스가 모두 해제됐다. 다만,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것으로 정부는 새로운 변이 발생, 백신 접종 상황 등에 따라 재개 또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방역패스 조정으로 인한 유동인구 활성화 등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조금이나마 덜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영업제한 시간도 폐지 또는 조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성토도 나온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방역패스 완화도 좋지만, 아예 영업시간을 코로나19 상황 이전과 같이 돌려달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28일) 동대문 인근 먹자골목은 공휴일을 하루 앞둔 상황임을 고려하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따금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직장인이 유동인구의 전부였다. 술집, 노래방 등 네온싸인에 화려한 조명은 켜졌지만, 입구 주변은 떠들석한 손님들이 없는 적막한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방역패스는 물론 영업제한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학교 앞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60대 초반 김모씨는 "오미크론은 치명률도 낮아졌는데, 방역 패스를 풀어주면 시간제한도 풀어줘야 당연한 거지 않나. 시간제한 풀어주는 걸 가장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사하는 식당들은 시간제한이 많은 영향이 없지만 저녁부터 새벽까지 장사하는 식당들은 너무 힘들다. 그 시간제한 때문에 매출의 거의 10분의 1토막으로 2년을 살았다. 나만 아니라 주변에도 오후에 여는 집 많은데 다 망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는 막 빚으로 빚으로 이렇게 지금까지 끌고 오고 있다. 오미크론이 많아졌는데 이제는 QR 체크 하고 말고는 의미가 없다 이거 아닌가. 그만큼 식당도 하나로 묶지 말고 주간·야간 식당들의 특징대로 구분지어서 방역 수칙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밤 12시까지라도 늘려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나 대선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국가적 재난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한테 이 빚을 다 떠넘기는 것 자체가 (우리는) 이 국가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번에 300만원 받은 것도 받자마자 공과금·카드값 밀렸던 거 내니까 아무것도 없다. 국가적인 일인 만큼 손실 보상도 얼른 해줘야지 우리 같은 맨 밑바닥 자영업자들이 숨을 쉰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 관계자들이 영업 시간 제한 철폐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요구하며 촛불 문화행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김씨의 호소 그대로 일부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제한하는 방역지침에 저항하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 25일 한국자영업중기연합은 이날 오후 10시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거리에 있는 한 횟집 앞에서 24시간 영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자영업자를 죽이는 10시 이후 영업금지 명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2년이 넘도록 지옥 같은 시간을 견디며 정부의 방역 정책을 따랐다. 하지만 공익을 먼저 생각한 대가는 참혹하다"며 "경제적 파산으로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2년간 우리가 받은 피해를 300만원 방역지원금으로 넘기려 한다"며 "더는 보상 없는 정부의 일방적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우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저항권으로 공권력에 저항한다"며 "정부의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보고 파산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에게 헌법이 정한 정당한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자영업자들 처지에서 방역패스 잠정 중단은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조처는 아닌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전날(28일) 입장문을 내고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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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이번 일시중단 조치를 계기로 방역패스가 완전히 폐지되길 바란다"며 "정부는 현재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 폐지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제한 중심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민간자율형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소상공인에게 소독·항균 제품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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