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서 집회·행진
"우리 국민 살인 중단하라" 등 구호…평화적 해결 촉구

2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2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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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우석 인턴기자] "21세기 문명 사회에서 이런 잔학무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왜 이래야만 하는 것입니까"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교민 김평원씨는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뒤에서 'STOP WAR'라고 쓰여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던 한 여성도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내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그 무엇이 사랑하는 아버지를 죽음이 기다리는 전선으로 보내며 그 어린 딸과 아버지로 하여금 한없이 눈물 흘리게 하는 것입니까!"

참여연대, 전쟁없는세상, 사회진보연대 등 약 400개의 시민단체는 28일 주한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엔 참여연대, 사회진보연대 등의 시민단체를 비롯해 귀국 우크라이나 교민 30여명, 재한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들, 반전을 바라는 일반 시민들이 참석했다. 그들 중엔 마스크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그려 넣거나, 반전 메시지가 적힌 피켓과 우크라이나 국기 등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나온 이송이씨(41)는 "(전쟁 때문에) 말도 안되는 희생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고 이런 것에 대해서 도움의 손길이 전 세계적으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 하나라도 손길을 내밀어야 된다는 생각이 너무 들어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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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은 (전쟁) 사망자 애도 묵념으로 시작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김평원 우크라이나 교민의 발언, 반전 구호(러시아어·한국어) 호명, 기자회견문 낭독, 전쟁 반대 다이인(Die-in) 퍼포먼스, 주한러시아대사관에 성명 전달 순으로 진행되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및 병력 철수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국민 인도적 지원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평화적 해법 모색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저항하는 '러시아'에 대한 연대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경찰이 기자회견장 주변에 다수 배치됐지만 고성이 오가는 일도 없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박수를 치고 반전 구호를 외치는 등 힘을 북돋는 분위기였다. 다만 김평원 교민의 연설 중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우크라이나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인 아내를 두고 있는 김제혁씨(35)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제 아내의 가족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 있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니 (기자회견장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무슨 이유든지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 우크라이나에서 더 이상 사상자가 나타나지 않길 기원한다"고 굳게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Liza Raidonova씨(21)는 현실이 믿기 힘들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마다 일어나면 나오는 (우크라이나 관련) 뉴스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도 "모두들 이렇게 연대하고 서로서로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우크라이나인들 뿐 아니라 러시아인들도 참여했다. 자신을 러시아 사람이라고 밝힌 Veronica씨는 "저는 러시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전쟁 행위에 대해 규탄한다. 당장 침략을 멈췄으면 좋겠다"며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이 곳에 나왔다"고 말했다.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현장. 사진=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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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는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속해서 국제 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받고 있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러시아와의 OECD 가입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6일 미국 및 일부 유럽 국가는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시켜 국제금융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27일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운항을 금지했다. 우리 외교부는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SWIFT 배제에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날 분주한 기자회견장 한 쪽에는 과잠(대학교 학과 점퍼)을 입고 현장을 바라보는 앳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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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나 정치가) 어떻든 간에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평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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