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이의심사 대폭 손질…출제 기간 늘리고 정답 발표 하루 늦춘다
수능 검토위원 8명→12명으로 확대
출제 기간도 36일→38일로 늘려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 신설
이의심사 과정 '소수의견 재검증' 신설
이의심사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위촉
자문 내용과 학회명도 모두 공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문항 출제 검토 과정에서 다각적인 검토와 소수 의견을 처리하는 기준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출제·이의심사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개선안이 확정되면 올해부터 수능 문제 출제 기간이 2일 늘어나고 정답 발표 일정도 기존보다 하루 늦춰진다.
23일 교육부는 수능 문항 오류 발생을 막고 이의심사 공정성·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수능 출제·이의심사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하고 3월2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교육부가 지난 2022학년도 수능 20번 문항이 오류로 판명난 원인을 분석한 결과 풀이에 필요 없는 조건을 찾아내는 다각적 검토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의심사 과정에서 일부 내용 학회, 전문가 중 1명이 조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오류라는 소수 의견을 제기했으나 교과교육학회와 교육학계에서는 일반적인 사항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해 오류라고 볼 수 없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수능에서 출제 오류로 인정된 사례는 총 9건이다. 2004학년도 언어, 2008학년도 물리2, 2010학년도 지구과학1, 2013학년도 세계지리, 2015학년도 영어, 2015학년도 생명과학2, 2017학년도 한국사, 2017학년도 물리2, 2022학년도 생명과학2다. 지난해 12월 수능 출제 오류로 수험생들이 평가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사상 초유의 정답 집행 정지 결정이 나왔고, 생명과학Ⅱ 성적 발표 지연으로 수시 합격자 발표 일정이 이틀 미뤄지는 등 혼선을 겪었다.
이에 교육부는 수능 검토위원과 출제 기간을 확대하고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의심사 과정에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의견 재검증 절차를 신설하고 이의심사위원장도 외부 인사로 위촉하기로 했다. 자문 내용과 학회명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검토자문위원을 사회·과학 분야 전문가 8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탐구영역에서 경제, 정치와법 과목 검토위원을 새로 1명씩 추가한다. 사회문화와 윤리, 지리, 역사는 각 1명이다. 과학탐구영역은 기존에 1명씩 뒀던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은 2명씩으로 늘리고 물리, 화학은 각 1명씩 동일하게 유지된다.
출제기간도 36일에서 38일로 2일 늘린다. 인쇄기간을 제외한 총 출제 기간이 국어·수학·영어영역은 기존 21일에서 23일로, 탐구영역 등은 기존 18일에서 20일로 늘어나게 된다.
영역·과목별 고난도 문항 검토단계도 신설한다. 영역·과목별 기획위원, 평가위원, 검토자문위원 등으로 구성되는 별도의 검토단이 다수 조건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풀이 방식이 존재할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국어·수학·영어는 5명 사회·과학탐구는 과목군별로 5~6명으로 구성한다.
이의심사제도에서도 소수의견을 재검증하는 절차가 신설된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서 이견이나 소수의견이 나온 경우 심의기간을 추가해 2차 실무위원회를 열게 된다. 1차 실무위원회에서 찬반 의견을 표명한 위원 각 1명과 신규 외부위원 3명이 이견이나 소수의견을 재검토하게 된다.
이의심사 기간도 12일에서 13일로 확대된다.내년부터 수능 정답 확정·발표 일정이 하루 늦춰져 11월29일로 바뀐다. 성적 통지일과 이후 일정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의신청이 자주 발생하는 사회·과학 영역은 영역별 이의심사실무위원회구성도 바뀐다. 이의심사실무위원을 과목별로 세분화하고 외부위원도 2명에서 5명으로 늘린다. 국어·수학·영어는 외부전문가 5명, 사회·과학은 과목군별 5명으로 운영한다. 중대사안의 경우 자문학회 관계자 3명을 추가해 이의심사를 진행한다. 해당 문항 출제위원 등 기존 내부위원은 참고인으로 전환한다.
학회 자문 과정에서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문 학회명과 내용을 공개한다. 전문성과 대표성, 전국성의 기준에 따라 사전에 자문을 의뢰할 학회의 명단을 준비하고, 중대사안 발생 때 명단을 활용해 3개 이상의 학회에 자문을 요청하되, 관련 내용학회를 중심으로 의뢰한다. 자문받은 학회명과 내용도 공개된다.
이의심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의심사위원장을 외부인사로 위촉하고 외부위원도 56%에서 82%로 확대한다. 출제위원장과 검토위원장 외에 현장교사와 학부모, 법조인, 타 국가시험 관계자 등 외부위원을 추가한다. 11명 중 9명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다.
교육부는 개선방안에 대한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중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정안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3월 말 발표 예정인 '2023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에 반영되고 올해 수능부터 적용된다.
수능 출제·이의심사제도에 대해 의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대학수학능력시험 홈페이지나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알림창을 통해 24일부터 3월2일까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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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제도 개선과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문항 오류를 예방하고 이의심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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