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라더니… 팍스로비드, 여전히 처방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며 국내에 도입됐던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처방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하루 1000명가량 투약이 가능하다며 수요 급증을 우려했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팍스로비드를 투약받은 환자는 총 8905명이다. 지난달 14일 첫 투약이 시작된 후 약 5주 간 국내에 들어온 3만1870명분 중 단 27.9%만이 실제 투약된 상태다.
도입 후 활발한 처방이 이뤄져 코로나19 종식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 데 비해 극히 적은 처방 실적이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투약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 49만322명 대비로도 1.8%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같은 낮은 처방 실적은 정부가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 확대에 미온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 현재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는 6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40~50대 기저질환자다. 단계별로 처방 대상을 늘려가고 있지만 일반 국민 대상 처방은 여전히 60세 이상에 묶여 있는 상태다.
당뇨병,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포함됐던 기저질환 기준은 오히려 축소됐다. BMI 기준이 '25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조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BMI 기준 상으로 '과체중'에서 '비만'으로 기준을 좁힌 셈이다. 방역 당국은 "먹는 치료제의 수급상황을 고려하여 더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가 집중될 수 있도록 기존 기저질환 범위를 일부 조정했다"며 "과체중에서 비만으로 체질량지수 조정도 이러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팍스로비드의 병용금기 약품이 많아 처방이 까다로운 점을 감안하면 더 적극적인 처방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내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약물은 28개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성분은 이 중 23개로 협심증·고지혈증·부정맥 등 고위험군들이 갖고 있는 지병과 관련된 약이 많다 보니 처방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당국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투약에 따른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364명 중 5일치 복용을 완료한 352명 중에서는 위중증 또는 사망으로 진행한 사례가 한 명도 없었다. 나머지 12명은 발열 지속, 미각 변화(쓴맛), 근육통, 빈맥 등으로 복용을 중단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복용 완료자 301명 중 81.1%는 호흡기·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호전됐다고 답했다. 특히 81.5%는 복용 시작 3일 이내에 증상 호전이 나타났다고 답했다. 투약 시 대표적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는 미각 변화(쓴맛)은 73.8%가 경험했다. 다만 이 중 75.6%는 복용을 마친 지 3일 안에 관련 증상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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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앞서 지난달 31일 공개된 초기 투여자 63명 대상 분석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복용을 마친 60명 중 설문에 답한 55명 가운데에서는 80%(44명)이 증상이 나아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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