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놓쳤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추가로 나오면서 중앙은행인 Fed도 '갈림길'에 섰다.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비상회의를 소집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매파' 위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자칫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곧 공개되는 1월 FOMC 회의록을 주목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1.0%, 전년 동월 보다 9.7%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폭을 나타냈다. 전문가 전망치(0.5%)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 1년 간 상승폭 역시 시장 전망치(9.1%)를 상회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 9.8%에 거의 육박했다.


변동성이 높은 음식,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8% 올랐다. 2021년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근원PPI는 1년 전 대비로도 6.9% 상승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제품 외에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물가 지표는 Fed의 향후 금리 인상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엇갈린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긴축 행보가 더 빨라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자칫 경기침체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경기침체로 빠지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숙제를 맡았다. 어떤 면에서 파월 의장의 도전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보다 더 가혹하다"며 "1980년대 초 폴 볼커 이후 어떤 Fed 의장도 이처럼 높은 인플레이션과 씨름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6일 Fed가 공개하는 FOMC 회의록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3월부터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월 FOMC 회의록에서 향후 인상 폭, 횟수 등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판단의 힌트를 살피기 위한 것이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5% 급등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지표가 공개된 직후 대표적 매파 Fed 인사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월 전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전 계획보다 더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을 납득시키겠다"며 긴축 가속화를 주문했다. 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앞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반면 신중론을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0.5%포인트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시사했다. 이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신중하고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조지 총재는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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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Fed 내 분열이 2월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3월 FOMC 이전에 공개되는 2월 CPI, 고용 지표가 관건인 셈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Fed 내에선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며 FOMC 이전 비상회의가 소집될 가능성도 낮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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