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중 한명으로 임명된 치파바오 중국 인민해방군 연대장(왼쪽)이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치 연대장은 앞서 지난 2020년 인도와의 국경분쟁 당시 현지 중국군 지휘관이었다. 베이징(중국)=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인 3일, 인도 정부가 갑자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미국과 서방 각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을 명분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할 때도 동참하지 않던 인도가 갑자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개막식 참석 의사를 표명했던 주중 대사 대리의 참석을 취소하고, 국영방송에서는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방송도 거부하고 나섰다. 이렇게 강하게 보이콧을 선언 이유는 이번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성화봉송 주자 중 치파바오 인민해방군 연대장이 들어갔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치 연대장은 지난 2020년 중국과 인도 국경지대인 히말라야 갈완계곡 일대에서 양국군 간 발생한 유혈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할 당시 중국군을 이끈 지휘관이었다. 인도 입장에서는 자국 병사를 희생시킨 적장이 성화봉송자로 나온 셈이다.
이번 올림픽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였던 디니거 이라무장 크로스컨트리 선수도 논란에 휩싸였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출신인 이라무장 선수를 일부러 마지막 봉송주자로 부각시킨 것은 인권문제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중국 정부가 과거 나치 독일처럼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자국 선전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실 성화봉송 행사 자체가 고대 올림픽의 전례에 따른 것이 아니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구상해 만든 이벤트였다.
당시 히틀러는 인종차별주의를 법제화해 전 세계에 공표했고,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엄청난 국제적 비난에 휩싸였다. 이를 타개하고자 새로 만든 대형 이벤트가 성화봉송이었다. 그리스 올림포스산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3000여명의 유명인사들을 동원해 치른 대규모 성화봉송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성화봉송단이 독일 전역을 돌면서 나치당의 정치적 선전도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인종차별주의 비판도 사상 최초로 진행된 성화봉송 중계 분위기 속에 크게 수그러들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중국 정부가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감내하면서도 성화봉송을 끝내 사흘동안 강행했던 이유도 이를 통한 정치적 이미지 형성과 국가주의 강화에 목적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토대를 마련할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뒤이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림픽이 과도한 국가주의에 동원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