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쓴소리 쏟아낸 김형오 "어투·행동 모두 바꿔야…지금도 늦지 않았다"
"윤석열과 이재명 가르는 구분점은 진정성"
"尹, 말수 줄여야…하고 싶은 말 10분의 1만 한다고 생각해야"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보수진영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2일 "기대가 실망으로, 아니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전 의장은 5선 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보수 원로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새해가 밝았지만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 분위기는 밝지 못하다. 이 고비를 넘기려면 선거의 주역인 세 사람에게 살신성인의 자세가 요구된다. 바로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이라고 했다.
그는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또 웬만한 국민이라면 다 느끼는 비상 상황인데 당사자들은 그 심각성을 짐짓 모르는 듯하다"며 "부디 이분들의 초심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민 끝에 쓴 처방을 보낸다. 비상한 각오와 분발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김 전 의장은 윤 후보에 대해 "혜성처럼 정치권에 나타나 태풍의 눈, 폭풍의 핵이 됐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 여론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정치권 등장 반년, 당의 대권 후보로 뽑힌 지 두 달 만에 지지했던 많은 국민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를 바꾸겠다고 하면서 새 문법이 아닌, 구식 문법으로 대답한다"며 "말에 설득력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나오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모든 것이 위험하다. 나라가,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가 부르짖는 상식과 공정은 정의와 양심의 다른 이름이다. 여기에 합리와 포용을 덧붙인다면 정치인 윤석열의 후보로서의 이미지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 어느 하나 제대로 보여주질 못한다.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그대로 서툴고 부족하고 때로는 불안하기까지 하다. 크든 작든 말실수가 잇따른다. 상대 후보의 식언(食言)을 실언(失言)으로 상쇄시켜주는 형국이다. 수습 태도나 능력 또한 떨어지고, 번번이 타이밍을 놓친다"고 직격했다.
김 전 의장은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 선거 전략의 오류"라며 "윤석열은 정치 신인이다. 우월성보다는 차별성이 우선이고 핵심이어야 한다. 기성 정치인 이재명과는 확연히 다른 나만의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더 나은 점을 내세우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책과 기본 방향은 되돌아보고 어투·행동·인사법도 모두 바꿔야 한다"며 "제도든 정책이든 예산이든 국민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설계하고 공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소리는 거칠고 강하지만 핵심도 강조점도 불분명하다"며 "우선 말수를 줄여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의 10분의 1만 한다고 생각해야 그 말에 힘이 붙고 전달력과 설득력이 생긴다. 말의 절제가 부족하면 실언?허언처럼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의 간절함이 눈빛과 숨결, 몸짓과 목소리에서 배어 나와야 한다. 이 한 몸 바쳐 나라를 구하겠다는 충정을 국민은 바로 알아볼 것"이라며 "거듭 강조하지만 진정성이 윤석열과 이재명을 가르는 구분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장은 윤 후보의 참모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참모를 활용해야 하는데 주변에 얼찐거리는 사람은 보여도 필요한 사람이 안 보인다"며 "후보는 참모를 가리지 않아야 하지만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언급하며 "워낙 공격을 많이 받고, 나쁜 이미지가 덧씌워져 선거 기간 내내 얼굴 내밀기가 힘들겠고 상대편은 계속 발목을 잡으려 들 것이다. 솔직하고 유능한 참모가 없었거나 후보의 판단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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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면서 식상했던 '여의도 정치'의 문법을 일거에 뜯어고칠 사람으로 비쳤던 윤석열"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민에 대한 윤석열의 무한한 존경심과 나라 사랑의 간절함이 진정성 있는 태도와 절제된 언어로 표출된다면 위기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새 시대를 여는 새 정치인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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