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진욱 공수처장(오른쪽)./국회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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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최근 불거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불법 통신 사찰 논란과 관련해 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국회에 출석해 "사찰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처장은 검찰과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통신조회 통계를 제시하면서 "왜 저희(공수처)만 사찰이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의에서는 현안질의에 앞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공수처장이 다른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 공소제기나 공소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신설조항인 개정법 제31조 4항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김 처장은 공수처 검사가 23명에 불과한 인력 부족 문제 때문에 불가피한 조항이라고 호소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최근 불거진 통신 사찰 논란을 거론하며 "지금 공수처가 하는 걸 보면 과연 국민들이 공수처 인력을 증원하는 것에 동의할까"라고 반문하는 등 김 처장을 압박했다.


김 처장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부족한 인력으로 이렇게 (통신 사찰을) 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가뜩이나 정권보위부 역할을 하고 있는데…"라고 지적하자 "사찰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진행된 현안질의에서 김 처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이 10월 1일 통신조회를 당했다며 "무슨 사건 때문이냐"고 묻자 "수사 중인 사건이라 원칙적으로 말씀 못 드리지만 국민적 관심 때문에 말씀 드리겠다"며 "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처장은 '사찰'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전화번호만 갖고 누군지 몰라서 조회를 한 것이지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한 사찰이 아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에 따른 (적법한) 요청"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처장은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영장을 받아 통신 내역을 받는다"며 실제 제출받은 자료를 의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가령 A라는 사람이 여러 사람이랑 통화한 내역을 받아보면 (통화 상대방) 번호만 나온다"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이 사건과의 연관성을 따지기 위해 1차적으로 누구와 통화했는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3사와 알뜰폰 회사에까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에 따라 조회를 요청하면 가입자의 이름, 주소, 주민번호, 전화번호, 가입일 등 5개의 제한된 정보만을 보내준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름이 특별하면 바로 식별이 되겠지만 동명이인도 많고, 기자인지 등 직업은 아예 알 수가 없다"며 "오히려 수사를 해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을 배제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또 "언론에서 통신조회, 통신내역 조회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통신내역 조회가 아니다. 그건 영장을 받아야 되는 것이다"라며 "법적용어는 통신자료 제공으로 가입자의 이름, 주민번호, 가입일 등만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법에 의하면 사건과의 관련성이 아니라 ‘이용자와의 연관성’이 통신조회의 요건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검찰과 경찰의 통신조회 통계를 거론하며 "왜 저희(공수처)만 갖고 사찰이라고 하시는지…"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처장은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 저희가 3회, 중앙지검이 4회,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해 저희가 1회, 검찰이 5회 통신조회를 했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앙지검과 인천지검이 (올해) 야당 국회의원을 통신조히한 게 74건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처장은 "왜 저희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지난해 검찰이 59만7000건 경찰이 130여만건 통신조회를 했고 공수처가 135건"이라며 "사건 건수로 봐서도 사찰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은 330만건을 처리하면서 228만건을 처리한 것이고 공수처는 수사 중인 사건 수도 얼마 안 되는데 280건이 넘는데 왜 줄여서 얘기했느냐, 국민을 속이는 것이냐"고 추궁했고, 김 처장은 "135건은 상반기 통계 수치고, 하반기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하반기 통계 수치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했다. 검찰 통계에 대해서도 김 처장은 "2019년 하반기 때부터 작년까지 통계"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확인된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는 국민의힘 의원 78명을 포함한 80여명의 정치인과 외신 기자를 포함한 140여명의 기자, 시민단체 대표 등 일반인까지 수백명에 이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도 포함됐다.


지난 4월 말 공수처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직권남용 사건을 ‘공제 1호’ 사건으로 입건해 첫 수사를 개시했고, 입건해 수사 중인 사건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8개월 사이에 상당히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가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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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의힘 의원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한 의원들의 통신자료를 확인했고, 이성윤 고검장의 ‘황제 에스코트’ 사건을 보도한 TV조선 기자의 통신내역을 확인해 가족의 통신자료까지 확인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공수처가 서울지국 소속 한국인 기자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며 공개적으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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